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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부동산 신화의 부활?

“이제는 IMF가 다시 온다고 하더라도 집값은 폭락하지 않을 겁니다.” 정부의 8ㆍ31부동산종합대책을 얼마 앞두고 서울 강남에서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가 기자에게 했던 말이다. 대책 발표 직후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단기간에 수천만원씩 집값이 내리는 것을 지켜보며 그 공인중개사의 ‘장담’이 빗나가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최근의 집값 동향을 보면서 그의 말이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8ㆍ31대책 이후 3개월이 가까워지면서 시장에서는 ‘정책 실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하락을 호언장담했던 강남 재건축 단지 값이 불과 한 달여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일부 반등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오히려 여의도 일대 아파트 값은 초고층 빌딩 건립, 지하철 9호선 등 각종 호재를 등에 업고 연초 대비 30% 가까운 집값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과천ㆍ광명 등 재건축이 추진 중인 저층 아파트가 밀집된 수도권 일대 집값도 꿈틀댄다. 반면 대책의 후속 입법조치는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입법 과정에서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쟁점 사안이 여야간 이견으로 제자리걸음을 하는 모습이다. 최근의 집값 움직임을 두고 “매수세가 없이 호가만 오르고 있는 만큼 반짝 장세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집값은 객관적 호재 못지않게 ‘심리’가 크게 작용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집값은 한번 바람을 타기 시작하면 초봄 마른 들녘의 불길처럼 단기간에 확산되게 마련”이라며 “정부가 최근 살아나고 있는 집값 상승의 불씨를 잡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칫 정부의 강력하고 신속한 후속 입법조치가 나오지 않을 경우 심혈을 기울여 마련한 8ㆍ31대책이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또다시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불패’의 신화는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니다. ‘신화는 없다’는 구호만으로는 깨지지 않는다. ‘부동산 필패’를 외친 정부의 단언이 강력하고 일관된 정책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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