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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2월 5일] 시각의 차이

얼마 전 연초 모임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친구가 재미있는 얘기를 꺼냈다. 내용은 그 친구 회사에서 과장과 신입직원이 함께 해외출장을 가는 중에 신입사원이 항공기 내 화장실에서 흡연한 사실이 승무원에게 발견돼 상당한 벌금을 내게 됐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과장에게 보고받은 친구는 이번에는 특별히 회사에서 대납해주지만 향후에 이런 일이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줬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과장은 출장 중에 발생한 일이므로 회사가 대납해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에 친구는 황당한 생각이 들어 전체 직원에게 기내 흡연의 벌금 지불에 대해 의견을 물어보니 놀랍게도 60% 이상이 회사가 부담해야 하고 나머지 직원도 대부분 회사와 반반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는 것이다. 그러자 친구는 이런 결과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해 결국 고문변호사에게 이 문제를 의뢰했고 당연히 직원이 지불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필자는 이 얘기를 들으며 법적 해석을 떠나 경영자와 직원의 입장 차이에 대한 괴리감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필자는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화염병과 바리케이드로 대변되는 극렬한 노사 대립을 직접적으로 대면해보지는 않았지만 바로 이런 작은 일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가 모든 갈등의 근본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영자는 직원들이 회사 발전을 위해 좀더 주인의식을 갖고 노력해주기를 희망하지만 직원들은 경영자가 자신들의 노력과 의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기를 경영자는 숲 전체의 모양을 보고 회사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직원은 숲 속의 오솔길과 나무 하나하나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숲 전체를 바라보는 것과 나무ㆍ오솔길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는 어떻게 극복돼야 할까. 위와 같은 상황에서 신입직원은 본인의 행동이 회사에 조금이라도 피해 되지 않도록 최대한 스스로 처리하려고 노력하고 직원이 이런 일을 상의해왔을 때 과장은 고민을 같이 이해하고 주의와 더불어 벌금을 함께 내주는 아량이 있었다면 어떨까. 물론 직원들의 이러한 애정 어린 행동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항상 회사가 그들 삶의 튼튼한 터전이며 노력하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경영자에 대한 신뢰가 선결돼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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