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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사회철학자, 시장경제에 대안 묻다

■칼 폴라니, 햄릿을 읽다(원용찬 지음, 당대출판 펴냄)


칼 폴라니는 현대의 주류 경제학과는 다른 길을 걸었지만 그 덕분에 오늘날 현대경제가 떠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할 수 있었다는 평을 듣는 미국 현대사회철학자다. 그는 시장만능주의라는 관점 대신에 상호보수 및 재분배라는 관점으로 비(非)시장적인 각종 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했고 '거대한 전환'(The Great Transformation)이라는 대표작도 남겼다.

이 책은 폴라니의 사상을 짚어가며 그가 제시했던 사회철학들을 현대적인 맥락 속에서 해석한다. 저자는 1954년에 발표한 폴라니의 철학에세이 '햄릿'을 풀어나가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폴라니는 햄릿의 불안이 시장경제 앞에 선 인간과 유사하며, 현대사회가 시장편입과 낙오의 양자택일을 강요받고 있는 데에서 고통이 연유했다고 본다.

뉴욕 맨해튼에서 나왔던'월가를 점령하라'는 시위는 자본주의가 가진 탐욕을 비판하는데서 촉발됐고, 올해 다보스 포럼의 주제도 인류의 새 미래가치와 성장전략을 공유한다는 취지아래 '거대한 전환:새로운 모델의 형성'이었다는 점에서 폴라니의 견해가 현대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고 저자는 말한다.



폴라니는 총체적 존재로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인간, 토지, 그리고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움직이는 화폐는 상품화 될 수 없는 존재로 봤다. 그는 인간과 토지와 화폐가 상품으로 취급돼 시장에 편입될 때 실존적인 인간의 삶은 무너질 수 있다는 시각을 제시했다. "시장제도가 자연스러운 진화과정이 낳은 자생적 질서"라는 주류 경제학자들의 관점과는 다른 셈이다. 저자는 과도한 시장논리에 묻힌 현대경제 시스템에 대한 칼 폴라니의 지적은 현 시점에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한다.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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