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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주파수 경매가 남긴 것

지난 6월 미래창조과학부가 '복수밴드 혼합경매' 방식을 확정한 뒤 치열한 신경전과 눈치작전으로 진행된 주파수 경매가 지난달 30일 종료됐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이동통신시장이 '차세대 롱텀에볼루션(LTE)' 시대로 급속히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롱텀에볼루션어드밴스드(LTE-A) 상용화에 이어 KT가 광대역 LTE를 서비스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경매 결과를 보면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가 일부 있지만 대체로 무난하게 이통사들이 원하는 대역을 가져간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경매가 중ㆍ후반에 들어서면서 상대방 경매가를 올리기보다 자사가 원하는 주파수를 합리적 가격으로 할당 받기 위해 전략을 수정하면서 만들어낸 결과다. KT 인접대역 D2 블록을 두고 이통사들이 '담합'이니, '특혜'니 하며 볼썽사나운 진흙탕 싸움을 벌이던 분위기가 계속 이어졌으면 이 같은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내 것을 싸게 가져가기보다 상대방 경매가를 높여 손해 보게 해야 한다'는 이해되지 않는 작전으로는 이통사 모두 패자가 됐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각자 전략적 선택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이제 영토 전쟁은 끝났다. 이통사들은 조만간 공격적 마케팅에 나설 태세다. 주파수 할당 이후 새로 형성된 판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이번 기회에 이통사들은 더 이상 상대방 상처내기나 깎아내리기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눈을 돌려야 한다. 상대가 말 바꾸기를 했다느니, 꼼수를 부렸다느니 하는 날 선 이야기는 앞으로의 마케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실 소비자들은 주파수나 인접대역, LTE-A와 광대역과 같은 용어에는 관심이 없다. 자신들이 돈을 주고 이용하는 통신 서비스의 품질에 관심을 가질 뿐이며 그 서비스가 정말 지불하는 대가만큼의 가치를 갖고 있는지를 본다. 따라서 이통사들은 과도한 보조금과 경품 경쟁, 과대 광고 등으로 시장을 혼탁하게 하고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는 행태에 몰두하기보다 넓어진 주파수 대역만큼 폭넓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는 게 옳다. 고객의 마음을 사는 것이 마케팅의 기본이라는 점을 이통사들은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가입자는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2배 빠른 서비스로 고객의 마음을 2배 얻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장면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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