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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의 핵심 경쟁력

세계 1위의 공룡 은행인 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했다. 국내은행들은 `금융 3차 빅뱅` `지각변동`이라는 수사를 써가며 씨티은행의 본격적인 한국진출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분주하다. 한 시중은행의 전략담당 임원은 “그동안 국내은행들은 농구로 표현하자면 아마추어식 `지역방어`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며 “이제는 국내은행들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미국 프로농구의 `맨투맨(Man to Man)` 전략을 펼 때”라고 말했다. 그만큼 은행들은 `씨티`라는 `슈퍼 뱅크`의 진입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국내은행들을 떨게 만드는 씨티은행의 핵심 경쟁력은 뭘까. 190년 전 소수의 뉴욕 상인들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던 작은 지역은행이 세계최대의 금융그룹이 된 비결은 바로 `엉뚱함`에 있다. 씨티은행은 그 역사만큼 많은 경영상의 `헛발질`을 했다. 때로는 무모한 실패를 자처하는 은행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현금자동인출기도 씨티은행의 `헛발질`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처음에는 모두가 실패할 것이라고 했지만 씨티은행은 고객들을 위해 꾸준히 설치하고 고객들의 이용을 유도해 결국에는 전세계 금융기관이 이를 도입하도록 만들었다. 씨티은행의 또 다른 `창조적 헛발질`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과감한 투자였다. 지난 80년대 개도국들이 상환불능에 빠지고 기업들이 도산하자 씨티은행은 큰 손실을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씨티은행은 이후 개도국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하게 됐고 이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투자은행들도 따라오지 못하는 최고의 은행이 됐다. 결국 씨티은행은 `헛발질`을 극복하고 이를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은 대표적인 기업이다. 가장 보수적인 업종인 금융업을 영위하면서 가장 과감한 전략을 채택해 성공한 것이다. 이제 국내은행도 이런 엉뚱함과 도전정신을 발휘할 때가 됐다. 자금조달 비용이 낮고 전세계의 투자상품을 한국에 들여와 팔 수 있는 씨티은행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창조적 금융서비스로 맞서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시중은행들은 모바일뱅킹 등 각종 새로운 금융기법을 전세계 어느 곳보다도 빨리 도입하고 있다. 첨단 기술을 금융에 접목시키는 분야에서는 씨티은행에 못지않은 것이다. 토종 은행들이 씨티은행보다 더 과감하고 더 창조적인 서비스로 시장을 지켜내기를 기대한다. <조의준 기자 <경제부> joy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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