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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논란과 국익

이라크 파병을 둘러싸고 한미간에 확연한 인식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병 부대의 성격과 규모 등을 놓고 미국이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결국 아무런 진전 없이 한국 정부는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고 한미 양국 부처간에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아 혼선만 가중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물론 이라크 전쟁은 애초 UN의 동의 없이 시작된 전쟁이었다. 한국은 물론 전세계 평화주의자들은 이라크 전쟁 자체에 대해 반대를 했고 파병에 대해 극렬히 반대시위를 벌여나갔다. 국회를 통해 1차 이라크 파병안 처리 때에도 역시 이라크 전쟁과 같은 명분 없는 전쟁이 가져다 주는 대규모 학살과 피해 등 엄청난 상처를 감안해 파병 동의안에 나를 비롯해 많은 의원들이 반대 의사를 표명한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 있다. 한국정부는 국익과 한미동맹의 전략적 중요성을 감안해 이라크 추가 파병을 어렵게 결정했다. 충분한 협의 과정을 거쳐 파병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이 국민의 혼선을 부추겨선 안 된다. `전투병이다 아니다`, `3,000명이다 5,000명 이상이다`는 말만 무성한 채 아무런 협의나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한미 양국간의 협의점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우리의 안보와 경제 성장의 주요한 동맹국이었던 미국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결정한 것이긴 하나 결정 배경에는 우리의 대외신인도, 한국 경제, 그리고 외교 안보가 있었다. 물론 터키마저 이라크 임시정부위원회의 반대로 파병결정을 번복하고 갈수록 이라크 정세가 혼미해지는 등 파병에 따르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나 이라크 추가 파병문제가 국민을 더욱 혼란에 빠지게 하는 것이어선 안될 것이다. 특히 파병을 하는 것은 곧 전쟁주의자요 비평화주의자고, 파병을 반대하여야 진정한 세계평화를 위하는 사람이라는 `모 아니면 도`라는 인식이 자리할 기회를 주는 미적지근한 태도에 대해 이제 그만 정리할 때가 됐다. 관련 부처간에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해 한미 양국의 협상을 빠른 시일 안에 매듭짓고 파병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이유와 근거를 가지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는 것을 차근히 설득하여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원희룡(국회의원ㆍ한나라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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