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구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업체들이 잇따른 인수합병(M&A)을 통해 급변하는 IT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MS가 10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금액을 들여 '스카이프'를 인수하려는 바탕에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져가는 애플과 구글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 있다. 애플과 구글은 지난 수년간 조단위에 가까운 현금을 바탕으로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애플은 ▦음성인식 모바일 검색강화를 위해 '시리' ▦단말기칩 기술을 위해 '인트린시티' ▦모바일광고 플랫폼 확보를 위해 '쿼트로와이어리스'를 인수하는 데 수억달러를 퍼부었다. 애플은 최근 스웨덴 클라우드서비스 기업 엑세리온의 '아이클라우드닷컴(iCloud.com)'을 45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손을 뻗기 시작했다. 애플은 아이클라우드닷컴을 온라인 뮤직, 비디오 스트리밍을 위한 저장공간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차세대 통신기술에서 막대한 특허를 보유한 '노텔네트웍스' 특허자산인수전에도 참여 중이다. 구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강화를 위해 '슬라이드' ▦모바일 광고플랫폼 확보를 위해 '애드몹' ▦전자상거래 서비스 강화를 위해 '라이크닷컴'을 사들이는 데 10억달러 이상을 사용했다. 최근에는 애플과 같이 노텔네트웍스 특허자산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소셜커머스기업인 '그루폰'을 60억달러에 인수하려다 실패한 후 자체적인 소셜커머스 시스템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이 같은 인수전을 바탕으로 양사는 세계최고 IT기업으로 우뚝 올라서 20년간 최고자리를 유지해오던 MS를 뿌리부터 뒤흔들었다. MS는 검색엔진 '빙'으로 영향력 확대에 나섰지만 10%대의 점유율로 60% 수준으로 검색엔진 1위인 구글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운영체제(OS)에서도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한참 밀려나 있다. MS는 올 들어 노키아와 공동전선을 펼치며 OS '윈도폰' 육성에 주력했지만 1ㆍ4분기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이 1%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처참한 결과를 초래했다. 구글과 애플은 스마트폰 OS 분야에서 30%, 20%대 점유율을 올리면서 MS를 훨씬 앞섰다. MS는 애플이 올해 1ㆍ4분기에 120억달러의 모바일 매출, 60억달러에 이르는 순익을 올리며 세계 최대 IT업체로 부상하자 불안에 떨고 있다. 세계 최고 IT업체라고 자부하던 MS는 이제 매출ㆍ순익ㆍ시가총액 등 전분야에서 애플에 밀리는 '지는 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구글은 MS와 함께 막바지까지 스카이프 인수전에 뛰어들어 결국 MS의 스카이프 인수 금액을 끌어올리면서 부담을 안겼다. 물론 MS의 인수시도가 여의치 않을 경우 인수희망 '0순위' 기업으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MS의 스카이프 인수가 마무리될 경우 인터넷ㆍ통신시장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모바일 OS에서 MS의 음성 서비스 기능이 강화돼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삼성전자ㆍLG전자 등이 매출 규모에서 애플ㆍ구글ㆍMS에 밀리지 않지만 M&A에 소홀하면서 미래 경쟁력 확보에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M&A 활동이 필요하다는 게 공통적인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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