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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조선시대 지식의 거점 도산서원

■도산서원과 지식의 탄생<br>(정만조 외 6명 지음, 한국국학진흥원 국학연구실 펴냄)


한국국학진흥원 서원자료 연구팀이 한 해 동안 연구한 결과를 한 권의 단행본으로 펴냈다.

한국국학진흥원 국학연구실이 기획한 국학자료 심층연구 총서 제1권 '도산서원과 지식의 탄생'이다.

이 책은 도산서원에서 소장해오던 각종 고서, 고문서 가운데 지식 생산과 관련한 자료를 사학, 철학, 교육학, 경제학, 서지학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공동연구팀을 구성해 학제간으로 연구한 결과물이다.

책은 '지식과 생산과 지역문화'라는 주제 아래 도산서원을 중심으로 지식이 형성되는 과정과 그 것이 어떤 절차를 거쳐 보존되고 전파되었으며, 영남의 지식문화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끼쳤는 지를 밝혔다.

책은 "지금까지 도산서원은 퇴계의 체취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서원으로 알려져 왔지만, 스승과 제자 사이에 강론이 펼쳐지고 강회가 열려 영남 각 지역의 유교문화 파급을 이끌었다"설명한다.

또 국가로부터 내려 오거나 문중과 개인에게서 기증받은 서적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져 지적 수요를 감당하고, 생산하는 역할을 했다는 점도 강조한다. 특히 도산서원은 퇴계집을 간행한 뒤 적지 않은 서적을 보급해 유교문화의 지적 확산에 기여했다.



서원 내부에서는 학설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할 필요가 있을 때나, 학설에 대한 질문이나 이견이 나올 때 이에 답하기 위해 강회를 열어 내부의 공론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2장에서는 퇴계와 그의 문도들의 연보를 중심으로 그들의 서적관, 유통과정, 교육에서의 구체적인 활용법들을 살펴보고 서원이 향촌사회에서 어떻게 도서관의 역할과 지식의 거점으로 기능했는지를 추론한다.

조선시대 도산서원의 서적 간행이나 문중의 문집 간행은 판매를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 서적의 수요자가 직접 생산을 맡아 필요한 만큼만 생산했을 뿐이다. 이러한 비시장적 생산은 보급에 한계가 뒤따를 수 밖에 없었다. 예컨데 문집은 문중 사람의 폭 넓은 참여와 관심 속에서 제작되고 문중간에 간행 문집을 호혜적으로 주고 받았다. 책은 "그런 점에서 볼 때 조선시대 서원이나 문중의 서적 생산이 지식의 확산이라는 차원에서 행한 역할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문집의 내용이 오늘 날의 과학기술, 경제 경영과 같은 유용한 지식이 아니라고 지적할 수는 있지만 조선사회에서 가장 중시된 안정된 도덕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과제로 보면 문집에 실린 내용은 유용한 지식이었다"는 얘기다.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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