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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독자신용등급 도입 추진 '신용등급 하락 쓰나미' 가능성

[자금·신용위기 몰린 해운·건설업] ■ 신용 하락 우려 건설업계<br>그룹 계열사 지원 배제하고 개별 채무상환 능력만 평가<br>대형 건설사들도 위험 노출 자금조달 더 어려워질 수도


건설업계가 정부의 '독자신용등급(Stand-alone rating)' 도입 추진에 떨고 있다. 자칫 대규모 신용등급 하락으로 가뜩이나 여의치 않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신용등급은 그룹계열사의 지원을 배제한 채 개별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만을 평가해 신용등급을 매기는 제도다. 금융위원회 산하 신용평가시장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는 오는 9일 '신용평가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5일 금융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중견 그룹 계열은 물론 직ㆍ간접적으로 모기업의 수주ㆍ자금 지원을 받고 있는 대형 건설사까지 무더기로 신용등급이 하락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건설사의 경우 다른 계열사에 비해 자산이 적고 회사채 발행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이 잦아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한 대기업 건설사 관계자는 "신용도는 결국 자산이 기준이 되는데 계열사 대비 자산이 적고 부채비율이 높은 건설계열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상위 10위권 이내 우량 건설사들 역시 그룹의 지원능력을 배제할 경우 신용등급 하락을 배제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건설사들은 신용등급이 하락될 경우 회사채 발행과 PF 대출에서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것은 물론 PF 대출 여력도 크게 떨어져 자본조달에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건설경기 침체로 신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길 경우 업계에 이중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의 한 관계자는 "업종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부실 PF 대출로 재무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 건설사들의 상황을 고려하면 독자신용등급 제도 도입으로 상당수 건설사가 신용등급 하락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신용평가원 관계자는 "독자신용등급 도입으로 급작스럽게 두 단계 이상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AA등급 이하의 건설사에서는 등급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신평은 지난 2008년 12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25개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하향 조정하고 8개사에 대해서는 신용등급전망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당시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였던 D사와 G사는 AA-에서 A+로, 또 다른 D사는 A에서 A-로 장기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또 상당수 중견 건설사의 장기신용등급 역시 한 단계씩 떨어졌으며 워크아웃ㆍ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던 업체들은 단기신용등급이 무더기로 한두 단계씩 내려앉았다.

한편 한신평은 최근 발표한 '2012년 산업별 전망'을 통해 조선ㆍ해운ㆍ주택건설은 올해도 침체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신용위험도 측면에서 매우 취약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혀 자칫 독자신용등급 도입으로 건설업계에 신용등급 하락 쓰나미가 닥칠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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