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부산을 방문한 박 후보는 직접적인 표현은 피했지만 최대한 가덕도에 신공항 유치의 무게를 싣는 발언을 했다. 이미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 된 부산 표심을 위해 가덕도에 신공항을 유치하겠다고 공약한 만큼 동남권 신공항은 누가 되더라도 부산 가덕도로 결정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부산 지역 유세현장마다 "신공항에 대해서는 부산 가덕도가 최고 입지라면 당연히 가덕도로 갈 것"이라면서 "부산시민이 바라고 계신 신공항은 반드시 건설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소 침체됐던 유세현장은 박 후보의 발언을 들은 부산시민들의 박수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TK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문 후보는 지난 27일 부산 유세에서 "확장 가능성 면에서 부산 가덕도가 적절한 것 같다"고 미리 못을 박았다.
신공항에 균형을 유지하던 박 후보가 가덕도에 무게를 실은 것은 대선 막판 PK 표심을 끌어안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부산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박 후보는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이, 국제적인 항공전문가들을 통해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국제적 기준에 맞춰 입지를 정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박 후보의 가덕도 발언에 부산 출신의 캠프 핵심인사들은 덩달아 가덕도 공항 띄우기에 나섰다. 박 후보와 동행한 김무성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금정구 서문시장에서 박 후보가 연설하기 전 시민들에게 "TK 표를 포기한 문 후보는 가덕도에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했지만 박 후보는 TK 표도, 우리 PK 표도 받아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그래서 박 후보가 조금 애매한 표현으로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 약속하더라도 여러분들 이해해달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서병수 당무조정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박 후보의 오늘 발언은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지면 아마도 부산 가덕도에 신공항이 가지 않겠느냐는 맥락에서 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캠프 내에서는 박 후보의 이날 발언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구ㆍ경북의 예민한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선규 대변인은 서 본부장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해명을 자처하며 "결과를 예단해 말할 수 없고 서 본부장은 하나의 예를 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 역시 이날 신공항 발언 가운데 대구ㆍ경북이 주장하는 명칭인 '남부권 신공항'과 부산ㆍ경남이 일컫는 '동남권 신공항'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아예 신공항이라고만 언급하는 절충안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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