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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고 박태준 전 회장의 생애·경영철학 재조명

■박태준 사상, 미래를 열다(송복,최진덕,전상인 등 지음, 아시아 펴냄)


고(故) 박태준 포스코 전 명예회장의 타계 1주기에 맞춰 그의 생애와 경영철학을 분석한 책이다. 지난 4월 출간됐던 총5권의 '청암박태준연구총서'를 썼던 30명의 저자들 가운데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와 최진덕, 전상인, 김왕배, 백기복 등 5명이 공동 집필했다.

김왕배 연세대 교수는 '박태준의 국가관과 사회관'에서 국가중흥주의자로서 박태준의 보국이념이 오늘날 갖는 의미를 짚어본다. 김교수는 "권위에 의해 타율적으로 움직이는 존재와 달리 스스로 안으로부터 동력을 키운 개인이야말로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자아의 소유자"라며 "박태준의 제철보국 이념은 그러한 내발동력의 원천이며 일종의 활력소"라고 평가한다.

백기복 국민대 교수는 박태준의 경영사상에 주목한다. "하나의 독립된 경영사상으로 내세울 수 있으려면 기존의 경영사상들과는 다른 특이성이 있어야 하고, 정체성이 확실해야 하며, 성과 차원의 큰 영향력과 시간적인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박태준의 경영사상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바로 그가 이 네가지 요건들을 다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전상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국내 근대화과정에서 제철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박태준 삶의 영웅적 면모를 살핀다. 전교수는 "박태준은 한편으로 영웅으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영웅으로 창조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설파한다. 최진덕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조국애는 그의 정신이고 그의 사상일 뿐만 아니라 그의 덕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입언(立言)이 아니라 입공(立功)이고, 입공의 근저에는 입덕(立德)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조국애로 뭉쳐진 박태준의 강력한 정신주의가 바로 그의 입덕이다."



박태준은 1968년 포철 사장으로 공식 취임한다. 그리고 1977년 4월 24일 새벽 포항제철소 제1제강공장에서는 크레인 운전공이 졸면서 운전하다 100t이나 되는 시뻘건 쇳물을 공장 바닥에 쏟아버린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고로 공장의 신경계와 같은 전선의 70%가 불에 탔고 재정적 손실이 엄청났다. 사고 원인은 수면 부족. 박사장은 크레인 운전공에게 "이 일은 내가 책임진다. 대통령에게도 그렇게 보고한다. 너는 열심히 일만 하면 된다"고 했다. 부하 직원들에게 따뜻했던 박태준 전 명예회장의 면모를 보여주는 에피소드다.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는 "박태준 전 명예회장은 의지와 옳음, 청렴뿐 아니라 애정까지 갖고 있는 현장의 선비였다"고 강조했다.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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