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차한잔] 김진수 CJ제일제당 사장 "글로벌 식품업계의 삼성전자 될 것" 이효영기자 hylee@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반드시 글로벌 식품업계의 삼성전자가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식품 분야의 반도체로 평가되는 소재산업인 라이신과 ‘애니콜’ 같은 일반 소비자 브랜드를 키워 명실상부한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자리 잡겠습니다.” 지난 1일자로 CJ그룹의 사업회사로 분할된 CJ제일제당 김진수(56ㆍ사진) 사장이사 사장은 지주회사 출범으로 본업인 식품과 바이오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인지 그 어느 때보다 글로벌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CJ제일제당을 반드시 글로벌 식품시장에서 ‘반도체와 애니콜’을 갖춘 삼성전자로 키우겠다는 각오가 이를 함축한다. CJ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공식 출범하면서 기존 CJ주식회사는 지주회사가 되고 사업회사인 CJ제일제당이 새로 탄생했다. 동물 사료에 들어가는 필수 아미노산의 일종인 라이신사업은 김 사장이 ‘식품업계의 반도체’라 여길 정도로 기술력이 요구되고 부가가치도 높다. CJ는 이미 세계시장에서 2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라이신사업에서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라이신사업은 8월 브라질에 라이신공장을 준공하면서 인도네시아ㆍ중국에 이어 글로벌시장에서 3대 축을 이뤘다”는 그는 “하지만 라이신은 기업간전자상거래(B2B)시장을 겨냥한 소재사업이기 때문에 기업과소비사간전자상거래(B2C)시장을 겨냥한 소비자 브랜드, 삼성으로 치면 애니콜 같은 브랜드가 있어야 진정한 글로벌화가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화에 대한 그의 의지는 CJ제일제당의 출범에 맞춰 이달 초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도 물씬 풍겨난다. “글로벌 CJ제일제당이 되는 길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 모두 CJ제일제당이 대기업이라는 생각을 송두리째 버려야 한다. 우리는 세계에서 매우 작은 기업이다. 그래서 우리는 도전해야 하고 그만큼 앞으로 성장할 여지가 많다.” 김 사장는 라이신사업과 함께 글로벌화를 완성하기 위해 육성할 만한 식품 브랜드로 “두부ㆍ다시다ㆍ햇반 등을 B2C 글로벌사업의 첨병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여러 건의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며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굵직한 M&A는 대부분 그가 사장이사를 맡은 이후에 이뤄진 것들이다. 국내시장에서는 1년 새 해찬들ㆍ삼호F&Gㆍ하선정종합식품 등을 잇따라 인수, 업계를 놀라게 했다. 왕성한 식욕은 해외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2005년 말 미국 식품업체인 ‘애니천’을 인수했으며 2006년 말에는 미국 냉동식품업체인 옴니를 사들여 미국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했다. 올 3월에는 중국 베이징권의 최대 식품회사인 얼상(二商)그룹과 합작을 통해 중국 두부시장에도 진출했다. 김 사장는 “최근 세계 M&A시장은 망해가는 회사가 매물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며 “평상시에도 인수할 만한 업체들을 꾸준히 스크리닝하고 있으며 시기와 조건이 맞으면 글로벌사업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이나 중국 업체들을 인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장로 취임한 직후 김 사장이 맨 먼저 했던 일은 비전 제시였다. CJ제일제당(옛 CJ주식회사)만의 구체적인 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그는 ‘인재ㆍ기술ㆍ스피드로 글로벌 푸드&바이오 컴퍼니가 된다’는 구체적인 비전을 세웠다. 이 같은 비전은 경영전략에 그대로 스며들었다. 김 사장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제1의 경영철학인 만큼 외부에서 글로벌 인재를 영입해오고 내부 인재를 국가사장급 인재로 양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과학적인 마케팅을 강조, 세계적인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비전을 실천하고 있다. 사내에서 ‘마케팅은 과학’임을 주창하는 마케팅 전문가로 통하는 김 사장는 마케팅에 R&D, 과학적 소비자 조사 등을 접목, 과학적으로 계량화시킴으로써 CJ의 마케팅 수준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쟁력은 속도에서 나온다”는 철학도 시스템으로 체질화됐다. 불필요한 절차나 보고 등을 최소화하고 업무가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든 보고서가 A4용지 2장을 넘지 않고 회사 내 결재도 온라인상에서 신속히 이뤄진다. CJ제일제당의 중장기목표는 그룹 창립 60주년인 오는 2013년에 매출 10조원을 달성하는 것이다. 현재 매출이 4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6년 후에 이를 2.5배나 늘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 사장는 “결코 만만치 않은 목표지만 충분히 도전하고 해낼 수 있을 만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길게 보고 승부·인재 키워야" ■ 경영철학과 스타일 김진수 사장은 지난 2005년 9월 취임 후 전사원들에게 e메일을 보냈다. "CJ주식회사는 올해가 그 어느 해보다 의미 있고 중요한 한해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세계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글로벌기업이 될 것이냐, 국내 식품회사에만 머물 것이냐의 중요한 기로가 되는 한해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시작된 김 사장의 e메일은 지금까지 한달도 거르지 않고 매월 초 전임직원들에게 발송된다. 그가 보내는 메시지에는 그달의 경영성과를 설명하는 내용도 있지만 직원들을 격려하고 평소 생각하던 경영철학을 소개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고 새로움을 추구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평소 마음에 담고 있는 경영철학을 묻자 김 사장은 주저 없이 '길게 보고 승부하라'와 '사람을 키워야 한다'는 두 가지를 꼽았다. '길게 보고 승부하라'는 것은 임직원의 단기 업적이나 목표 대비 실적에 연연하기보다는 '프로젝트 리더'로서 장기간 어떻게 회사를 바꿔왔는지를 본다는 뜻이라고 한다. 또 국가사장급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직원 스스로가 프로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를 중시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김 사장은 골프를 치지 않는다. 대신 주말에는 시골에 마련해놓은 집에서 상추ㆍ 입력시간 : 2007/09/0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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