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SectionName(); 허정무 리더십은 자율·긍정·뚝심 '3박자' 빛났다 [첫 원정 16강 쾌거]신바람 중요성 심어주며 선수들 열정 끌어내는 '따뜻한 카리스마' 발휘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원정 월드컵 사상 첫 16강 진출'이라는 누구도 가지 못한 길을 갈 수 있게 된 한국 축구역사의 새 장에는 허정무(55ㆍ사진) 축구대표팀 감독의 리더십이 정점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진출은 주최국의 이점이 있었던데다 네덜란드의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의 지휘 아래 이뤘던 쾌거인 데 비해 이번 16강 진출은 한국인 사령탑이 이룬 역사라는 점에서 허 감독의 리더십이 더욱 조명 받고 있다. 허 감독의 리더십은 화합과 자율ㆍ긍정ㆍ뚝심 등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허 감독의 리더십 키워드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2007년 12월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을 당시만 해도 그는 `진돗개'라는 별명처럼 고집스럽고 권위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초기 '허무축구' 등의 비판이 나오자 언론에 불쾌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던 그가 대표팀을 맡은 지 1년여쯤 되던 시점에 '따뜻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확 달라졌다. 허 감독은 박지성에게 주장을 맡기면서 "경기장에서는 네가 감독이다. 감독이 전달하지 못하는 부분은 주장이 대신 이끌고 리드해야 한다"며 선수들의 자율성에 힘을 실어줬다. 박지성이라는 대형 스타를 구심점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젊은 선수들의 자발적인 열정을 끌어낼 수 있었다. 올 1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전지훈련 때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자서전 `긍정이 걸작을 만든다'를 읽으며 긍정적인 사고와 신바람의 중요성을 선수들에게 심어줬다. 선수들과 미팅한 후에는 선수들끼리의 대화시간을 주고 훈련 때는 밝은 표정으로 동참하며 선수들과 눈을 맞췄다. 그러면서도 '뚝심 승부사'의 면모는 잃지 않았다.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세대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뤄냈고 이번 월드컵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1대4 완패를 당한 후에도 냉정을 잃지 않고 스스로 퇴로를 차단하는 비장한 각오를 밝혀 마침내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외신들도 한국인 감독 최초로 승리를 일궈낸 허 감독의 뚝심 리더십을 높이 샀다. 로이터통신은 그리스전 분석기사에서 허 감독의 용병술이 히딩크 등 예전 외국인 감독들만큼이나 용감하고 혁신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통신은 "한국인 감독들은 보수적인 경향이 커 나이와 경험에 무게를 둔다. 허 감독이 2007년 사령탑에 올랐을 때도 젊음과 상상력을 가로막아 히딩크와 아드보카트 감독이 거둔 성과를 원점으로 돌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면서 "그러나 허 감독이 그리스와의 첫 경기에서 이운재(수원) 대신 정성룡(성남)을 주전 골키퍼로 세우면서 예전 한국인 감독과 자신을 차별화했다"고 소개했다. 선수ㆍ트레이너ㆍ코치ㆍ감독 등으로 잇따라 월드컵을 치러내면서 숲과 나무를 모두 볼 수 있는 안목을 갖게 된 경험이 허정무 리더십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허 감독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 선수로 출전했고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는 대표팀 트레이너로 동참했으며 1994년 미국월드컵 때는 코치를 맡았다. 이 같은 연륜이 쌓이면서 합리적인 지도자로 변신했다는 얘기다. 이번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대표팀 감독에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혀온 허 감독은 16강 진출이 확정된 후 인터뷰에서 누구도 이루지 못한 16강 진출의 소감을 묻자 "쑥스럽다. 내가 크게 한 것은 없다.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하나가 되고 축구협회가 지원을 많이 해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의 리더십 키워드에 겸손과 존중까지 추가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허정무 가라사대… 我生然後殺他·破釜沈舟·虎視牛步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바둑 아마 4단의 고수인 허 감독은 이 전법을 그라운드에서 신조로 삼는다고 밝힌 바 있다. 내 돌을 먼저 살리고 나서 상대의 돌을 잡으러 간다는 뜻으로 수비를 굳건히 하고 기회가 생길 때 한방의 결정력으로 승부를 가르겠다는 태도를 말한다. 이번 월드컵 본선에서 아르헨티나와의 경기를 제외하면 이 같은 전법이 그런 대로 효율적이었으며 견고한 수비와 빠른 역습을 펼치는 한국 축구의 색깔을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부침주(破釜沈舟)=전쟁터에 나간 병사들이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올 배를 가라앉혀 사생결단의 각오로 싸운다는 뜻의 고사성어다. 나이지리아전을 앞두고 허 감독은 이 같은 임전 각오를 밝혀 화제를 모았다. ▦호시우보(虎視牛步)=호랑이의 해, 월드컵의 해를 맞은 2010년 1월 신년사에서 허 감독은 호랑이가 먹이를 노릴 때처럼 최선의 노력을 다하되 소처럼 우직하게 목표를 향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상대국에 대한 철저한 정보수집, 과학의 힘을 빌린 세부적인 계획 등 완벽한 준비를 강조한 말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