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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해태제과 선장의 역할
입력2005-01-27 16:46:05
수정
2005.01.27 16:46:05
신경립 기자 <생활산업부>
지난 25일 열린 윤영달 크라운ㆍ해태제과 사장의 기자간담회는 시작부터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큰 이슈가 없는 식품업계 간담회 치고는 취재열기도 뜨거웠다.
그만큼 이날 간담회는 껄끄러운 사안들을 떠안고 있었다. 크라운제과가 지난해 말 인수한 해태제과에 대한 가족경영과 윤 사장 취임 직후 단행한 간부급 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 문제다. 윤 사장은 해태제과 사장으로 취임하자마자 부인을 고문으로, 사위를 상무로 입성시켜 구설수에 올랐다.
윤 사장은 비교적 솔직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현재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 하지만 회사에 해가 된다면 단 3일도 같이 일할 수는 없다.” “사업 특성상 여성의 조언이 필요한데 몇몇 여직원들과 이야기를 해도 말이 통하지 않더라. 그래서 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간담회 시작 전부터 첨예한 관심을 모았던 이 사안들은 윤 사장이 빙과사업 부문의 추가 인수를 희망한다는 말 한마디에 순식간에 뒷전으로 밀렸다.
해태제과 빙과 부문에 대한 매각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윤 사장은 대뜸 “매각할 의향은 전혀 없다”며 “빙과시장을 양강구도로 가져가기 위해 내부적으로는 인수 의견도 나오고 있고 필요하다면 즉각 나설 용의가 있다”는 말로 좌중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어느 회사라고 지칭은 하지 않았지만 굳이 식품업계 출입기자가 아니라도 빙그레를 시사하는 것임은 불 보듯 뻔했다.
간담회 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윤 사장의 발언에 대해 가족경영과 고용승계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덮기 위한 방어수단으로 빙과업체 인수라는 돌발변수를 내세우게 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굳이 가족경영을 문제 삼지는 않겠다. 그리고 ‘해태제과 선장’으로서 윤영달 사장의 회사 운영에 대해 왈가왈부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다. 지금은 해태제과를 좋은 기업, 튼튼한 기업으로 잘 가꿔줬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또 하나 잘 굴러가고 있는 상장업체를 공공연하게 뒤흔드는 일은 앞으로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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