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중국해군망 등은 동해함대 항공병 소속의 수호이-30 전투기 두 대가 1일 오전 CADIZ에 진입한 외국군용기를 대응비행으로 CADIZ 밖으로 쫓아냈다고 보도했다. 해군망은 이날 오전9시35분께 확인되지 않은 목표물을 발견해 수호이-30 두 대가 즉각 출동했고 2시간30분간의 추적비행 끝에 외국군용기가 CADIZ 바깥으로 기수를 돌렸다고 전했다. 해군망은 그러나 CADIZ에 진입한 항공기의 종류와 국적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중국의 ADIZ 추가 선포에 반대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상황에서 미군군용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31일 중국이 아시아에서 ADIZ를 추가 선포하면 미군의 군사적 대응에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중국의 팽창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에반 메데이로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중국이 아시아에서 또다시 ADIZ 선포에 나선다면 미군은 이 지역에서의 군사태세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메데이로스 선임보좌관은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1월 중국의 동중국해 ADIZ 선포는 역내 안정을 해치는 행위로 미국 정부가 강력히 대응했다면서 ADIZ 문제에 관해 일본 정부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중국의 ADIZ 선포를 수락하지도 인정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하며 미국이 중국과 손잡고 국제문제를 두 슈퍼파워(G2)의 틀 안에서 해결하려 한다는 시각에 대해 "아무도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미 국무부 마리 하프 부대변인도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도서를 포함한 남중국해 상공에 새롭게 ADIZ를 선포하는 어떠한 조치도 반대한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강한 거부감에 중국은 남중국해 ADIZ 추가설이 일본 우익세력의 조작이라며 부인했다. 2일 중국 외교부는 남중국해에 중국이 ADIZ 추가 설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를 '일본 우익세력의 조작' 등으로 치부했다. 훙레이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아세안 국가들에 공중안전위협을 느낀 적이 없다"며 "중국과 아세안은 '남해각방행동선언'에 대한 전면적 유효실행을 위해 노력하며 남해와 지역의 평화안정을 수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세안 국가에 공중위협을 느낀 적이 없다는 표현은 중국이 남중국해에 ADIZ 추가 선포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훙 대변인은 이어 "이런 상황에서 일본 우익세력이 '중국이 조만간 남해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하려 한다'고 재삼 조작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 자신의 (평화)헌법 수정과 군 확장 계획을 덮으려는 것"이라며 "정말 속셈이 음흉하다"고 비난했다.
한편 아사히 신문은 지난달 31일 중국 공군 관계자들이 영토분쟁이 심한 남중국해 파라셀제도를 겨냥해 ADIZ를 새롭게 설정할 계획을 수립했고 지난해 5월 군 고위층에 이 안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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