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청해진해운 소유 여객선들은 2∼3년마다 주기적으로 기관고장, 어선 충돌, 침몰 등 주요 해상사고를 일으켜 왔다. 세월호 침몰 전 가장 최근 사고는 3주 전인 지난달 28일 인천 선미도 인근 해상에서 일어났다. 인천에서 출발한 청해진해운 소속 백령도 행 여객선 데모크라시5호(396톤)는 8톤급 어선과 충돌해 승객 141명을 불안에 떨게 했다. 이 여객선은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서해 상의 짙은 안개 탓에 사고 당일 예정보다 늦게 출발했다. 전문가들의 조사 결과 해무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충돌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 여객선은 앞서 2009년 10월 덕적도 인근 해상에서도 엔진 고장을 일으켰다. 엔진 1개가 작동하지 않아 나머지 1개 엔진만을 가동, 도착시간보다 3시간 이상 늦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선사 측은 당시에도 배가 멈춘 뒤 40분이 지나서야 안내 방송을 내보내 승객들의 항의를 받았다.
지난해 2월 인천과 제주도를 오가는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인 오하마나호(6,322톤급)는 연료 필터의 결함으로 옹진군 대이작도 인근 해상에서 5시간 가량 표류하는 사고를 겪었다. 이날 사고로 여객선은 도착 예정시간보다 6시간가량 늦게 인천항에 입항했다. 이후 승객 250여 명 중 일부는 환불을 요구했지만 청해진해운은 환불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거부, 승객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오하마나호는 2011년 4월에도 엔진 고장으로 5시간 동안 바다 한가운데 멈춰 서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오하마나호는 인천항을 출항한 지 30분 만에 엔진 고장으로 운항을 중단, 해상에서 긴급수리를 마친 뒤 5시간여 만에 인천항으로 회항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4년 전남 고흥군 녹동항과 여수 거문도를 오가는 고속여객선 오가고호(297톤급)도 취항 3일 만에 역추진 센서 고장으로 운항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며 "이번 사고에 앞서 얼마든지 관리 강화 등을 통해 참사를 예방할 기회가 있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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