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앤 조이] 야구야, 노올~자!
29일 2008프로야구 개막
김면중기자 whynot@sed.co.kr
야구장에서 인생이 바뀐 사람들이 있습니다.
당대 최고의 소설가로 손꼽히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폴 오스터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팬이던 하루키는 어느날 야구장에서 시원스럽게 뻗어나가는 2루타 타구의 행방을 지켜보던 바로 그 순간, 소설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때 하루키의 나이는 서른 즈음이었죠.
어렸을 적부터 뉴욕 메츠를 좋아하던 폴 오스터 역시 야구장에서의 경험 때문에 펜을 잡게 된 경우입니다. 오스터는 8살 때 야구장에서 우상처럼 좋아했던 야구선수를 만났는데 연필이 없어 사인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후 그것이 사무친 오스터는 평생 주머니에 연필을 넣고 다녔다고 합니다.
오스터는 그의 책 ‘왜 쓰는가’에서 당시의 경험을 회상하며 연필을 가지고 다니면 쓰고 싶은 유혹에 사로잡힐 가능성이 크며, 결국 그렇게 작가가 되었다고 고백했습니다.
뭐, 야구가 그들을 세계적인 소설가로 만들었다는 건 아닙니다. 그들은 단지 야구광이어서 야구장을 즐겨 찾았을 뿐, 야구와 소설가가 된 것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요.
하지만 하루키에게 순간적인 영감을 준 장소, 오스터로 하여금 평생 한이 될 정도의 경험을 제공한 장소는 바로 야구장이었습니다. 우연의 일치라고 해도 만약 그들이 그날 야구장에 가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세계적인 문학가 두 명을 잃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마침내 이번 주말, ‘국민 스포츠’ 프로야구가 그 막을 엽니다.
올 시즌에는 다양한 볼거리들이 많습니다. 서재응, 김선우, 최희섭, 봉중근, 이승학, 송승준 등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이들의 귀환으로 한국 야구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 분명합니다.
한국 야구사상 최초로 외국인 감독의 용병술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미국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 감독을 지낸 제리 로이스터가 롯데 자이언츠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했죠. 그가 과연 부산 팬들이 그토록 원하던 ‘가을에도 야구하자’는 간절한 바람을 실현할 것인지도 관심사 중 하나입니다.
지난해 MVP인 다니엘 리오스의 빈 자리를 메울 ‘포스트 리오스’는 누가 될 지, 이승엽의 빈 자리를 메울 홈런왕은 누가 될 지도 관심거리입니다. 정민태, 마해영, 이종범 등 백전 노장들의 부활 여부도 관심사입니다.
이번 주 리빙앤조이는 국내 최고의 야구 전문가로 손꼽히는 허구연 MBC 해설위원과 이용철 KBS 해설위원에게 올 시즌 관전 포인트를 들어봤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야구와 담쌓고 지낸 사람들이 야구장에서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도 소개했습니다. 또, 겉으로는 화려하게만 보이는 치어리더의 애환도 들어봤습니다.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고, 답답해지면 야구장에 가보는 건 어떨까요? 하루키와 오스터 처럼 시원한 홈런 한 방, 깔끔한 삼진을 보며 갑자기 꼬였던 고민이 한 순간에 풀리는 기적을 경험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야구야, 노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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