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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힐러리의 좁은 생각

워싱턴포스트 6월 13일자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부인의 대권 출마에는 장단점이 있다. 단점은 권력의 연장이 가져오는 폐해다. 마치 과두정치 시대의 두 가문이 수십년간 권력을 주고받기 하는 것과 같다. 장점은 타 의원들과 달리 8년간의 백악관 안주인 경력으로 보다 넓은 시각에서 국정을 논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힐러리는 장점을 갖춘 후보인가. 그가 지난 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반대 입장을 밝힌 후에 드는 의문이다. 협상이란 확실한 득실을 구분 지어 따지기가 어렵고 협상으로 미국이 얻는 이익이 더 많기만 바랄 수는 없다. 하지만 힐러리는 정치인이라기보다 자동차 세일즈맨처럼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 공세에 동참해 국가적 이득마저 버리려 하고 있다. 한미 FTA 비준은 미국에 꼭 필요하다. 10개월에 걸친 협상 끝에 양국은 FTA를 타결했다. 이는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93년 체결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보다 훨씬 더 큰 규모다. 세계 최대시장과 11위의 경제 규모를 가진 두 나라가 자유무역을 통해 노동자ㆍ농부ㆍ기업들이 최대한의 이익을 누리게 하는 것이다. 한국은 노조운동이 활발한 민주주의 국가로서 후진국 노동력을 흡수한 미국 노조를 문제 삼아 권익을 침해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한국시장이 이번 협상으로 미국의 농업품ㆍ공산품ㆍ문화상품과 서비스시장에 노출되는 데 따른 정치적 압력에 놓여 있다. 아울러 한국과의 무역협정은 중국이 급부상하는 주변 지역에서 미국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다. 힐러리는 미국산 자동차가 한국에서 부진한 반면 한국산 차는 미국에서 약진한다는 사실에 불만을 표시한다. 하지만 한미 FTA 체결에 따라 한국은 미국산 차에 대한 관세 철폐를 약속했다. 또 한국이 이를 지키지 않을 시에는 미국은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그런데도 힐러리는 부족하다는 주장만 할 뿐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힐러리와 마찬가지로 4월 같은 민주당 대선주자 존 에드워즈 전 상원위원도 한미 FTA 비준 반대를 주장했다. 오바마 위원은 아직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앞서 ‘바른말을 하는 민주당원들은 어디로 갔는가’라며 탄식한 바 있다. 우리는 힐러리가 ‘바른말을 하는’ 후보가 되길 바랐다. 하지만 이번처럼 표만을 의식한 그의 태도는 이런 희망을 요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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