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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원유거래 허브'에 도전… 글로벌 선물시장 지각변동 온다

상하이 FTZ에 국제에너지거래소 설립 추진나서

원유선물 시장 외국인 트레이더에 완전 개방 방침도

위안화 파워 업은 中으로 시장 무게중심 이동 가능성


중국이 커져 가는 위안화 파워를 앞세워 글로벌 원유 거래 허브 도전에 나선다. 상하이 선물시장이 원유선물 거래를 개설하기 위해 본격적인 세부 작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을 뛰어넘어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 떠오른 중국이 원유 거래시장을 만들 경우 글로벌 자금의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투자은행들의 전망이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에 원유선물 시장이 개설되면 서방세계 중심의 선물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시카고, 영국 런던 등에 형성된 상품 선물시장의 무게중심이 위안화 파워를 등에 업고 최대 수요처인 중국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중국은 일찌감치 원유선물 시장에 눈독을 들였다. 지난 2014년 말 기준 석유 연간 소비량이 5억톤을 넘어선데다 올해 4월에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 올라섰지만 자체 시장이 없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돼왔다. 중국은 1993년 원유선물 거래를 도입한 바 있지만 당시 투기적인 거래가 기승을 부리며 부작용이 속출하자 2년 만에 이를 다시 금지했다. 하지만 연초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올해부터 상하이 자유무역지대(FTZ)에서 원유선물 거래를 위한 국제에너지거래소(INE)를 설립한다고 발표하면서 재진출을 추진 중이다. 송안핑 상하이선물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원유선물 거래에 관한 기본 방안이 완비됐으며 거래규칙 등 세부 방안들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WSJ는 맥쿼리그룹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의 원유선물 거래시장 개설이 상품시장의 주체가 서양에서 동양으로 옮겨지는 지각변동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글로벌 상품시장에서 이미 2010년 이후 강력한 세력으로 올라섰다. 맥쿼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거래되는 철강선물 거래량은 런던금속거래소(LME) 거래량을 넘어섰고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20개 농산품 중 10개는 중국 거래소에서 거래됐다.

WSJ는 상하이 원유선물 시장의 성공 여부는 글로벌 시장 기준에 부합한 새로운 정책과 제도가 갖춰지느냐 여부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또 원유선물 시장이 개인투자자의 잠재적 이익을 충족하는 동시에 서부텍사스원유(WTI)나 브렌트 지수와 같은 글로벌 벤치마크로 올라서야 하는 상충된 목표를 완성해야 한다고 WSJ는 강조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도 상하이 석유선물 시장을 중국 상품시장 최초로 외국인 트레이더에도 완전 개방할 방침이다.

하지만 WSJ는 중국의 원유선물시장이 글로벌 허브로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제기했다. 우선 중국 정부가 개인투자자 유치를 위해 결제통화를 달러화가 아닌 위안화로 추진하고 있어 외국인투자가들로서는 환 리스크까지 감수해야 한다. 또 개인투자자 유치를 위해 국제 원유선물 단위인 1,000배럴의 10분의1 규모인 100배럴을 거래 기본단위로 사용한 점은 자칫 과거와 같은 투기세력이 준동할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대형 국영 석유기업들의 거래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한계다. 최근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는 여전히 소수 회사에만 원유 수입이 허용된다. 왕전 중국 석유대 교수는 "글로벌 시장에서 권위 있는 가격형성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선진금융 시스템을 완비하는 것 외에도 체계적인 감독관리와 방대한 석유 소비시장을 개선하는 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WSJ는 해당 시장이 상품선물 투자자와 기업들에 현물가격 급등락을 헤지할 유용한 수단이 될 뿐만 아니라 WTI나 브렌트유와의 차익거래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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