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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매 순간이 다 꽃봉오리인 것을"
입력2006-12-13 16:55:29
수정
2006.12.13 16:55:29
최근 모일간지에 한 기자가 쓴 ‘행복’에 관한 책의 서평(書評)이 기억에 남는다.
그는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 대니얼 길버트 교수가 쓴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Stumbling on Happiness)’라는 책이 “행복이라는 돌부리에 걸려 비틀거리는 인간을 꼬집고 있다”고 촌평(寸評)했다.
인간이 행복을 지상 최대의 목표로 삼고 그것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도 궁극적으로 행복해지지 못하는 근본원인을 저자가 밝히고 있다고 쓰여져 있었다.
흔히 사람들은 지금은 여건이 못하고 내년에나 가야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직자들도 사무관 때는 과장이 돼야만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과장이 되면 국장, 차관보에 행복의 척도를 두게 마련이다.
인간은 항상 현재보다 나은 조건이 있어야 행복하고 현재는 무엇인가 부족하다고 느끼고는 한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은 현재의 일에 몰두해 즐거움을 느끼는 데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나고 보면 순간순간마다 해야 할 일이 있고 그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다.
학창 시절은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열심히 동아리 활동을 하는 시기이며 그때만 향유할 수 있는 행복이 있다.
사무관 때는 기안하고 검토하는 일이 중요하지만 국장이 되면 의사결정과 업무의 통합능력에 비중이 두어지게 마련이다.
시기마다 해야 할 고유의 역할이 있고 꽃도 다르다. 일반적으로 장미가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고 하지만 수선화와 코스모스도 상황에 따라서는 더 쓸모가 있고 독특한 향을 풍긴다. 우리는 은연중에 장미만이 아름답다고 집착하는 우(愚)를 범한다.
필자는 지난 90년을 전후해 스위스 제네바의 국제연합구역개발회의(UNCTAD)에서 3년간 근무할 기회가 있었는데 되돌아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그때 프랑스어를 열심히 할 수 있었음에도 게을리했던 점, 동료 외국인들과 더 많은 대화를 통해 견문을 넓히지 못한 점 등…. 그 시기에 최선을 다했으면 모두 가능했던 일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변해 그런 일들이 자연스럽지 않다.
누구나 지금 이 순간에만 할 수 있는 중요한 일들이 있다. 항상 순간순간을 최고로 여기며 긍정적인 태도로 살아간다면 현실에서 행복을 얻고 또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세청에 근무할 때 서울 광화문의 한 건물에 걸려 있던 글귀가 생각난다.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 꽃봉오리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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