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이날 우리나라에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리는 회담에 앞서 용산 전쟁기념관과 경복궁을 잇따라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께 경복궁을 방문,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인 박상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의 안내에 따라 25분가량 근정전, 사정전, 경회루 등 경복궁 내 건물을 관람했다. 외국 정상이 근정전 안에 들어간 것도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교수는 근정전 내 어좌(御座) 옆 탁자에 놓인 빨간색 상자에 대해 “어보(御寶)가 들어 있던 상자”라고 설명했으며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해당 어보는 한국전쟁의 혼란 속에서 미국에 불법적으로 옮겨진 것인데 미국 할머니의 양심적인 행동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미국 기자들에게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대한제국과 조선왕실에서 사용한 ‘황제지보(皇帝之寶)’ 등 인장 9점을 반환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왕의 집무실인 사정전 관람시 박 교수가 “조선 시대 임금은 오전 5시부터 신하를 접견해야할 정도로 근면하게 일해야 했다”고 말하자 “미국 대통령 자리도 바로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 미국은 이번 오바마 대통령 방한시 문화 행사를 갖기를 희망했으며 상징성과 경호 여건 등을 고려, 경복궁을 행사장소로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복궁 방문 계기에 아쟁연주와 전통 춤을 체험할 수 있는 행사 개최 방안도 검토 됐으나 세월호 참사를 감안, 차분하게 관람만 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낮 1시45분께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전쟁기념관을 찾아 전사자 명비에 헌화화고 6·25 전쟁 때 전사한 미군 장병을 추모했다. 하와이 출신의 오바마 대통령은 하와이 출신 전몰 미군의 이름이 있는 명비에 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 국빈 방문을 마치고 이날 정오께 경기 평택시 오산 미군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했으며 우리 정부에서는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이 나가 영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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