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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업계 '친환경' 칼바람] <상> 친환경 추가비용 매출액 2~3%
입력2004-11-28 17:12:58
수정
2004.11.28 17:12:58
부품소재ㆍ생산설비ㆍ공정 교체등 원가상승 '부담'<br>납품가는 요지부동… 제조비 상승 자체흡수 해야<br>그나마 양산체제 못갖추면 협력업체서 '퇴출'공포
“납이 안 들어간 무연(無鉛) 콘덴서 납품물량이 늘고 있지만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이 30% 이상 오른 상황에서 값비싼 무연소재를 사용해야 하고 생산설비도 일부 교체했지만 납품가격은 요지부동입니다.” (S전자공업 C이사)
국제 원자재가 급등, 원ㆍ달러 환율 급락으로 채산성 악화에 시달려온 국내 전기ㆍ전자업체들이 선진국과 글로벌 기업들의 환경기준 강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이 오는 2006년 7월부터 납ㆍ브롬계 난연재 등 6가지 유해물질이 들어간 전기ㆍ전자제품의 판매를 금지하고 2007년부터 재생ㆍ재활용 의무비율(중량의 50~80% 이상)을 강제할 예정이어서 친환경 소재ㆍ부품 구매 등에 상당한 추가비용을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허 로열티에 경쟁력 약화=
납ㆍ브롬계 난연재 등이 안 들어간 친환경 소재ㆍ부품의 가격은 기존 것들보다 10~500% 비싸고 공정온도가 20~30도 이상 올라가기 때문에 생산설비ㆍ공정 일부와 주변의 부품소재를 바꿔줘야 한다. 인쇄회로기판(PCB)에 각종 부품을 얹은 뒤 납땜(접합)하는 업체의 경우 접합소재로 납ㆍ주석 합금 대신 가격이 2~3배 비싼 주석ㆍ은ㆍ구리 합금이나 주석 단일소재 등을 써야 한다.
국내 대체소재 생산업체들이 접합소재용 합금 조성비율을 특허화한 미국ㆍ일본업체 등에 판매액의 4~8% 가량을 로열티로 지불하고 있는 점도 비용상승을 초래한 원인 중 하나다. 대체소재로 접합한 부위에 다양한 품질상의 문제가 발생해 업체들마다 최적의 합금비율ㆍ공정기술을 알아내야 하는 것도 만만찮은 숙제다.
PCB 등의 내열성ㆍ난연성을 높여주기 위해 첨가해온 브롬계 난연재를 최고 5배까지 비싼 친환경 난연재로 바꿔야 하는 점도 큰 부담이다. 브롬계 난연재는 가격이 저렴하고 효능이 좋지만 불에 탈 때 다이옥신 등 유독가스를 배출, EU가 사용금지 소재로 분류했다.
대체 난연재 역시 비싼 돈을 주고 선진국에서 기술ㆍ소재를 사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전제품ㆍ컴퓨터 등의 외장재, 전선 피복재 등으로 쓰이는 플라스틱(ABSㆍPVC 등) 레진에 첨가하는 친환경 안료ㆍ난연재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협력업체 지각변동 예고=
이는 경상수지 악화와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 약화로 연결된다. 업계에서는 환경기준 강화 대응비용으로 매출액의 2~3%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치열한 글로벌 경쟁체제하에서 납품ㆍ판매가격을 인상하기란 쉽지 않다. 지난해 7월부터 일본 캐논사에 업무용 프린터에 들어가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친환경 제품으로 공급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20% 가량의 제조비용 상승분 중 상당 부분을 자체 흡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ㆍ소재업체, 완제품업체 가릴 것 없이 유해물질이 들어 있는지, 들어 있다면 EU 허용 예상치 미만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공인시험기관 검사비로 쓰는 비용도 업체마다 수백만~수억원에 이른다.
콘덴서ㆍ저항기ㆍ고휘도 LED용 에폭시수지 등 절연재료, PDP TV용 격벽유리소재 등 250여종의 전기ㆍ전자제품 소재를 생산하는 대주전자재료의 한 관계자는 “올해 시험검사비용으로만 1억원 정도를 지출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나 S전자공업처럼 친환경 부품 양산체제를 갖췄다면 그나마 형편이 나은 쪽이다. 6가지 유해물질을 쓰지 않은 소재ㆍ부품을 공급할 능력이 떨어지는 업체들은 협력업체 명단에서 퇴출돼 매출에 큰 타격을 입거나 문을 닫아야 할 처지로 내몰리게 된다. 이미 내로라 하는 국내외 전자업체들이 협력업체 물갈이에 들어갔다.
대기업마다 1차 협력업체만 수백개에 달해 부품업체간 지각변동도 불가피해졌다. 협력업체 관리능력이 떨어지는 한 중견 완제품업체 관계자는 “EU의 환경규제 강화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적지않다는 분석이 있어 기대를 걸고 있다”며 “정 안되면 삼성ㆍLG전자 협력업체로 구매선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털어놓았다.
삼성ㆍLG 계열 전기ㆍ전자업체들은 제품에 따라 이르면 내년 상반기, 늦어도 내년 하반기까지는 전면적인 친환경 제품 양산에 들어갈 방침이다. 휴대폰, MP3플레이어, LCD 모니터ㆍTV, 방송 수신용 셋톱박스 등을 수출하는 중견업체들도 이르면 내년 말, 늦어도 2006년 상반기까지는 친환경 제품 양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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