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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코넥스시장 성공적 안착을 위하여


초기 중소ㆍ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코넥스시장이 지난 1일 많은 이들의 기대와 관심 속에 출범했다. 코넥스 상장 기업들은 바이오, 반도체 장비, 소프트웨어 개발 등 다양한 업종으로 구성됐다. 상장된 21개 업체 중에는 벤처기업과 이노비즈 등 기술력을 인정받은 우량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다. 기술력과 성장성은 있지만 자본력이 부족한 초기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하는 시장이 개설됐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개설 초기 유동성부족은 일반적 현상

우리 중소기업은 전체 고용 인구의 88%를 차지할 만큼 높은 고용 창출을 통해 경제 발전에 기여해오고 있다. 하지만 외부자금 조달의 80% 이상을 은행 대출을 통한 간접금융에 의존하고 있고 자본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은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친 후 은행을 통한 자금 조달은 기업 자체의 평가보다는 세계 경기와 은행의 수익구조 변화 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기업 자체의 기술력과 성장성에 기반한 대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 때문에 초기 벤처ㆍ중소기업 자금 조달의 창구가 돼줄 코넥스시장의 개장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코넥스시장은 영국의 중소기업 전용 시장인 'AIM(Alternative Investment Market)'을 벤치마킹했다. 상장을 위한 최소한의 심사 요건만 도입해 진입과 퇴출을 유연하게 설계했고 상장법인의 공시 부담 완화를 위해 공시 의무사항도 대폭 축소했다.

코넥스시장은 기존의 시장에 비해 투자 위험이 크고 정보의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 코넥스시장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일반투자자의 참여를 제한했기 때문에 전문투자자 중심의 장기 투자가 일반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코스닥시장과 같은 활발한 거래를 기대하는 것은 곤란하다.



코넥스시장의 거래량이 개장 첫날 이후 감소하는 것을 바라보며 유동성 부족을 우려하는 시선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AIM이나 과거 코스닥시장의 예를 보더라도 거래량 부족은 예견된 일이다. AIM의 경우에도 매매 회전율이 평균 50%대에 머물고 있으며 개장 첫해에는 매매 회전율이 11%에 불과했다. 코스닥시장도 개설 이후 3년간 평균 14%에 머물렀으며 개장 첫해에는 4%에 불과했다. 시장의 안착 여부를 평가하기엔 아직 이른 만큼 매일의 시황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조금 더 시장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17년 전 개설된 코스닥시장 역시 개설 초기에는 여러 가지 우려와 걱정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시가총액 118조원, 상장 기업 993개에 달하는 성공적인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신시장이라는 평가를 받는 AIM도 현재는 상장 기업 수가 1,000여개지만 1995년 출범할 때는 10개에 불과했다. AIM이 오늘날과 같은 눈부신 성과를 거두기까지는 적지 않은 기간이 필요했음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이제 출범한 코넥스시장이 성장해 10년, 20년 후에 어떤 모습일지는 우리 모두의 노력과 관심에 달렸다.

조기에 자리 잡도록 관심ㆍ격려 필요

물론 갓 태어난 시장을 향해 우려 섞인 눈길을 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개장 초기부터 부족한 부분만을 지적하며 완벽하고 효율적인 시장을 기대하는 것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기에게 뛰지 못한다고 나무라는 것과 같다. 가족의 축복과 관심 속에서 자라난 아이가 훌륭하게 성장하듯이 코넥스시장 역시 꾸준한 관심과 아낌없는 격려와 함께 신시장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능력을 갖출 때까지 인내심을 요구한다.

벌써부터 코넥스 상장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확정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번 코넥스시장 개설을 계기로 성장성이 높은 초기 중소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자본 시장을 통해 원활히 조달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나아가 이들 기업의 성장과 고용 확대가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견인해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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