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명문 스탠퍼드 대학을 나온 저자 그레그 스미스는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지인 월가(Wall Street)의 대표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에 입사했다. 일한 지 12년 만인 지난 2012년, 그는 미국 뉴욕타임스에 골드만삭스의 조직문화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기명 칼럼을 기고해 월가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당시 쓴 칼럼과 동명의 제목을 가진 이 책은 그 때 저자가 다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깊이 다루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월가의 유서깊은 투자은행이만, 책은 "고객 이익을 최우선하는 원칙을 버리고 고객을 '멍청이'라 부르는 '흡혈오징어'가 되는" 집단이라고 맹렬하게 비판한다. 저자는 골드만삭스에 근무하는 동안 닷컴버블, 9·11 테러,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직접 겪으며 회사의 뿌리가 바뀌는 모습을 목격했고, 이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직원을 실적에 따라 해고해버리는 관행을 '행군 명령', 고객의 공포심을 이용해 벌이는 투자를 '코끼리 사냥'이라고 말하는 모습에는 월가의 오만함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특히 저자는 "스미스는 월가가 돈을 잃어도 상관없는 엘리트나 부자만을 상대한다는 오해를 버리라"고 말한다. 월가는 비대칭적인 정보(asymmetric information)를 통해 투자자들이 무엇을 하는지 항상 지켜본다. 마치 카지노에서 상대방이 들고 있거나, 갖게될 카드를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이 같은 구조 속에서 월가는 투자자들의 두려움과 탐욕을 이용해 100% 수익을 올리며, 이 때문에 투자자는 항상 지는 게임만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최대 수익 창출을 위해 고객을 속이는 관행을 견디지 못해 골드만 삭스를 떠난 저자. 그가 원했던 것은 자신의 폭로가 시스템의 변화를 일으켜주는 계기가 되는 것이었다.1만8,000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