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유출 차단·폐기물 줄이는게 원자로 해체기술의 핵심이죠"<br>원전 건설만큼 복잡하고 비용 많이 들어<br>로봇 이용한 원격처리 기술 개발도 시급
| 정운수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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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용 원자로의 제염 해체처리 모습. 안전한 방사능 수치가 나올 때까지 전기ㆍ화학ㆍ기계적 방법으로 표면을 깍아 낸 뒤 방사성 폐기물의 양을 최소화 하는 것이 핵심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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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연한이 끝나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는 원자로는 어떻게 될까?
대답은 단순하다. 원자로를 폐기시키고, 건물 등 시설물을 헐어내면 된다.
그러나 그 과정은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를 세우는 것 만큼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 바로 원자로와 시설물에 남아있는 방사능 물질 때문이다.
"원자로 해체 기술의 핵심은 방사능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과 폐기물을 최소화 하는 것입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염해체기술개발부 정운수(56ㆍ사진) 박사는 원자로의 해체기술을 연구하는 과학자로 서울 공릉동에 있는 2기의 연구용 원자로를 해체하는 연구를 맡아 올해말까지 끝낼 계획이다.
정 박사는 "현재 국내에서는 상용 원자로를 해체한 경험이 없으며, 원자력연이 수행한 2기의 연구용 원자로 해체한 경험이 전부인 상태"이라고 말한다.
해체를 수행한 연구용 원자로는 1호기의 열출력이 250kWt, 2호기가 2MWt의 소형이지만, 제염해체 사업에 약 197억원의 비용이 소요됐다. 국내에서 가동중인 상용원자로는 고리 1, 2호기를 제외하고 모두 열출력이 2,061~2,8152MWt에 달한다.
원자로의 열출력은 곧 원자로의 규모를 나타내는 것으로 소형의 연구용 원자로와 비교해 소요되는 해체비용을 추정하면 원자력 발전소를 세우는 것 만큼 막대한 비용이 예상된다.
이러한 원자로 해체기술의 핵심은 '제염'기술이다. 제염은 원자로를 비롯한 주변 시설물에 있는 오염물(방사능)을 제거하는 것으로, 연구용 원자로 해체에는 고온고압 스팀 및 화학전해제염, 연마 방법 등이 사용됐다.
고온고압 스팀 및 화학전해제염은 주로 금속물에 사용되는 방법으로 금속 표면 남아있는 방사능을 닦아내 일반 폐기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바꿔 놓는 것이다.
건물 등 콘크리트 구조물은 '스케블러'라는 연마장비를 이용해 표면을 깎아내는 방식이다. 사용된 세척액이나 화학물질 등은 방사능만을 걸러내 방사성 폐기물로 처리한다.
"인체에 안전한 수준의 방사능 수치가 나올때 까지 닦거나 깍아냄으로써 방사성 폐기물이 아닌 일반 폐기물로 바꾸는 것으로, 선진국에서는 레이저ㆍ플라즈마 등을 이용하는 기술을 연구중"이라고 정 박사는 설명한다.
반면 원자로 자체와 중성자가 닿는 부분의 금속물질은 방사화 돼 그 자체가 방사능 물질이 됐기 때문에 작게 잘라 200리터 크기의 방사성 폐기물 드럼에 저장할 수 있도록 한다.
정 박사는 "97년 2개의 연구용 원자로 해체 계획서 단계에서는 약 4,000 드럼의 중ㆍ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예상됐지만, 현재 2,500드럼 수준으로 줄였고, 올해말까지 1,500 드럼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힌다.
상업용 원자로의 해체 역시 기본적인 방법은 동일하지만, 여기에 로봇 등을 이용한 원격처리 기술이 필요하다.
"연구용 원자로는 방사능 수치가 낮아 보호장구를 착용한 인력이 직접 작업했지만, 30~40년 가동된 상업용 원자로는 사람의 접근이 불가능해 원격 해체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다.
원자로의 경우 가동률과 사용연한이 길어질수록 '제염' 처리 해야 할 대상물이 증가되기 때문에, 효율적인 '제염해체기술'의 확보 없이 당장의 경제성만으로 계속운전을 결정하는 것은 현 세대의 폐기물을 후손에게 넘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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