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매체인 신화통신은 25일 오바마 대통령이 김 총장을 세계은행 총재로 지명한 것에 대해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이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중국 정부의 의사를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통신은 "많은 국가들이 여전히 미국인이 총재직을 맡는 것에 대해 실망하고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개발도상국의 역할 확대 요구에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며 "WB를 이끌어나갈 인물로 정치인이나 은행가 대신 개발 전문가를 선택한 것은 진일보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WB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올 6월로 임기가 끝나는 로버트 졸릭 현 총재의 후보자로 김 총장을 비롯해 응고지 오콘조이웰알라 나이지리아 재무부 장관과 호세 안토니오 오캄포 전 콜롬비아 재무부 장관(현 컬럼비아대 교수) 등 후보 3명을 공개했다. 이들 두 명은 각각 출신 대륙인 아프리카와 남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김 총장을 사실상 지지하면서 신흥국의 연합전선이 흐트러질 게 확실시된다. 미국이 WB에서 갖고 있는 지분은 16.41%에 불과하다. 총재가 되려면 85%의 지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미국의 영향력이 막강하더라도 중국 등 신흥국이 단일대오를 취하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
중국이 이 같은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의 김 총장 선택 카드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장이 비록 미국인이지만 중국 등 신흥국의 반발을 잠재우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이들의 지지를 얻어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신흥국의 입장을 어느 정도 반영하면서 미국의 영향력은 유지할 수 있는 김 총장을 후보로 지명한 것"이라며 "다트머스대 출신인 미국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을 비롯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그를 천거한 것도 이를 방증한다"고 전했다.
한편 WB 이사회는 앞으로 수주 동안 워싱턴에서 후보자 면접을 치른 뒤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오는 4월20~21일 여는 회의에서 신임 총재를 선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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