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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문라이트 마일’
입력2003-03-18 00:00:00
수정
2003.03.18 00:00:00
이진우 기자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사고로 딸을 잃은 부모와 헤어지기로 한 사실을 알리기도 전에 죽어버린 약혼녀를 대신해 함께 지내게 된 청년, 그리고 행방불명 된 연인을 3년째 기다리는 여자.
21일 개봉하는 `문라이트 마일`(원제 Moonlight Mile)은 모두다 가슴 깊은 곳에 상처를 지닌 이 사람들의 관계와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이 어떻게 상실을 치유해 가는 가를 잔잔하게 그려간다. 아무런 혈연관계가 없지만 딸과 약혼녀를 잃은 이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누구보다 강한 애정을 느끼게 된다. 겉으로만 돌던 약혼녀의 부모들과 한걸음 다가가 그들의 마음속까지 들여다보게 된 주인공 조, 그리고 조를 통해 딸의 기억을 더듬는 중년 부부.
`문라이트 마일`은 영화답지 않은 일상의 에너지가 매력적으로 와 닿는 영화다. 슬픔을 가슴속에 베어 물고서도 다시 자신의 일상으로 녹아들어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베트남 전쟁이 막 끝난 70년대 미국의 한 작은 마을. 조(제이크 길렌할)는 헤어진 약혼녀 다이애나가 갑작스런 사고로 죽게되자 그녀의 부모 벤(더스틴 호프만)과 조조(수전 서랜든)의 곁에 남는다.
조를 통해 딸을 잃은 아픔을 치유하려는 벤과 겉으로 냉정한 척하지만 집안 곳곳에서 딸의 흔적을 발견하고 괴로워하는 조조. 파혼 사실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조는 그나마 딸이 남겨두고간 선물이다.
벤과 함께 새로운 일을 구상하며 다이애나의 흔적을 하나하나 거둬내는 조는 파혼 사실을 말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던 중 우체국 직원 버티(앨런 폼페오)를 만나게된다. 버티는 베트남에서 행방불명된 연인을 3년째 기다리며 그가 운영하는 바에서 일하고 있다.
예기치 못한 상실을 맞딱뜨린 이들은 “누가 위로해도, 위로하지 않아도 화가 난다”는 조조의 말처럼,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모순된 감정으로 괴로워한다. 등장인물 모두 다른 방식으로 상실에 대처하는 내면이 골고루 충실하게 묘사됐다.
`꼬마유령 캐스퍼`, `시티 오브 엔젤` 등을 연출했던 감독 브래드 실버링은 으로 약혼녀를 잃은 자신의 실제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맡았다.
출연배우들의 안정된 연기뿐 아니라 엘튼존, 밥딜런, 롤링 스톤즈, 데이비드 보위, 트래비스 등의 흘러간 팝송이 영화 전체를 흐르고 있어 올드팝의 팬들에게 반갑기만 하다.
제목 `문라이트 마일`도 `달빛 만큼이나 먼 거리`의 뜻으로 롤링 스톤즈의 노래제목에서 따왔다.
15세 이상 관람가.
<이진우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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