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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경기부양책 급급땐 한국도 日전철 밟을수도"

[인터뷰] 앤디 시에 모건스탠리 亞太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br>물가 지속상승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br>시장개방ㆍ유통혁신ㆍ노동 경직성 해소등<br>근본 경제개혁 추진해야 장기성장 가능

"단기 경기부양책 급급땐 한국도 日전철 밟을수도" [인터뷰] 앤디 시에 모건스탠리 亞太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물가 지속상승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시장개방ㆍ유통혁신ㆍ노동 경직성 해소등근본 경제개혁 추진해야 장기성장 가능 “한국 정부가 수출이 둔화 조짐을 보이자 내수 진작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10여년 전 자산거품 붕괴 이후 경제개혁이 아니라 내수 촉진책을 펼치다 장기 불황에 빠졌던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최근 콜금리 인하, 재정 확대, 세금 감면 등 정부가 경기부양 의지를 적극 표출하자 일각에서 경제 회복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모건스탠리의 앤디 시에 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정부가 근본적인 경제개혁 없이 근시안적으로 단기 부양에 급급하면 일본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앤디 시에는 스티븐 로치와 함께 모건스탠리를 대표하는 이코노미스트. 그는 한국의 신용카드 거품 붕괴와 지난 2002년 3ㆍ4분기 소비 위축을 비롯해 지난 4월 중국 경기둔화 우려로 인한 전세계 증시 폭락 등을 정확하게 예측, 한국에서도 유명한 인물이다. 요즘에는 한국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ㆍ경기불황 속 물가상승)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단독 전화 인터뷰를 통해 한국 경제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들어봤다. - 한국 경제에 대해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데 (한국 경제에) 여전히 비관적인 요소가 짙은가. ▦ 한국의 가계부채는 지난 3월말 현재 450조원으로 최근 4년간 두 배로 급증했다. 국민들의 소비 여력이 없다 보니 ▦내수 침체 ▦기업투자 저조로 이어지고, 특히 제조업의 중국 이전으로 수출이 늘어나도 일자리는 제자리다. 이외에도 노동시장 경직, 수출 시장에서 가격 인하 압력, 비효율적인 경제 시스템 등 여러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 - 최근 한국 정부가 전방위 경기 부양책 마련에 나섰는데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나. ▦ 일시적인 효과는 있겠지만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내수 침체의 원인은 신용카드 거품 기간 동안 지나치게 많은 소비를 했기 때문이다. 거품이 꺼진 뒤에는 그만큼 덜 써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데 정부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공짜 점심(free lunch)은 없다’는 사실을 잊는다면 수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시점에서 한국 정부는 어떤 정책을 선택해야 한다고 보고있나. ▦ 한국은 현재 정책적 기로에 서 있다. 구조조정은 당장은 고통스럽지만 장기 성장을 보장해준다. 시장 개방, 서비스ㆍ유통 시스템 혁신, 노동 경직성 해소 등 경제개혁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과거 다른 나라들도 구조적인 어려움을 겪었지만 대응방법은 달랐다. 미국과 호주, 영국은 시장 개방과 경쟁 촉진으로 경제 회복에 성공한 반면 일본은 내수 진작으로 대응, 10여년의 장기 불황을 겪었다. -한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들 위험을 지적했었다. 현재 상황에서 이 같은 가능성은 얼마나 될 것으로 예상하나. ▦ 한국의 지난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보다 4.8%, 7월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7% 상승했고, 앞으로도 물가상승률은 6%대에 육박할 것이다. 반면 국민총생산(GDP) 성장률은 계속 둔화되고 있다. 국제 유가도 지난달 고점을 쳤지만 적어도 앞으로 3~5개월간 소비자 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기업들도 유가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을 수출 대상국에 전가하지 못하고 내년까지 수익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중국의 경제 둔화가 우려되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 지금까지는 한국의 내부 문제들을 강력한 중국 수요가 덮어줬다. 하지만 중국도 부동산 거품 붕괴로 소비 조절 등 경기 연착륙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수입이 줄어들면 대중국 수출도 줄어들면서 앞으로 1년 후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다. - 미국 경제도 만만치 않은 악재를 안고있지 않느냐. ▦맞다. 사상 최고인 가계 부채, 막대한 재정적자 등에 시달리면서 앞으로 2~3년간 연간 2.5~3%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저성장세는 모든 국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한국도 최소 12~18개월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본 경제는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고 있는데 이것이 한국경제에는 위협으로 작용하지만 동시에 비빌 언덕으로도 작용하지 않겠는가. ▦ 일본 경제도 내년 1.3%의 성장이 전망되는 등 저성장 구조를 보이고 있다. 경기 침체는 아니지만 성장이 더딘 것이다. 게다가 한국의 최대 교역 대상국은 중국ㆍ미국이기 때문에 일본 경제가 살아나도 별다른 영향을 없을 것으로 판단홱? - 한국 경제는 언제쯤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나. ▦ 최대 수출국인 중국ㆍ미국 경제가 당분간 긍정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도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취약한 시기를 지났다는 게 중요하다. 지금이라도 경제 효율성 증대를 위해 구조조정에 나선다면 당장은 힘들어도 그 이후에는 수년간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입력시간 : 2004-09-0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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