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괴짜들이 창조경제 만들어… 마음껏 도전할 환경부터 조성해야"

■ 박원순 시장-존 호킨스 특별 좌담

서울형 창조경제 실현하려면

호킨스, 미래 기업 생존하려면 기술 아닌 고객과 감정 교류가 중요

박시장, 독창적 아이디어 만들기 위해 나부터 괴짜 사고 많이할 것

박원순(왼쪽) 서울시장이 16일 서울 중구 태평로 신청사 시장집무실에서 '창조경제(The Creative Economy)' 저자로 잘 알려진 영국 경영전략가 존 호킨스 존호킨스창조경제연구센터장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송은석기자

"서울시에는 1,000만명의 고등교육을 받은 영리한 시민들이 있습니다. 서울시가 영리한 시민들을 믿고 이들이 무엇이든지 마음껏 도전하게 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창조경제의 지름길입니다. 사람들이 스스로 여유가 생겨 뇌의 일부분이 자극받으면 미래에 어떤 일을 해낼지 아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존 호킨스 존호킨스창조경제연구센터장)

"100% 공감 가는 얘기입니다. 평범한 사고로는 절대 창의적인 것들을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게 나의 오랜 신념이기도 합니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창조경제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도 괴짜들이 많아야 하는데 나부터 괴짜 같은 사고를 많이 하도록 하겠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과 창조경제 창시자인 존 호킨스 존호킨스창조경제연구 센터장이 만나 서울의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아이디어들을 주고받았다. 16일 서울 신청사 6층 시장 집무실에서 이뤄진 대담에서다.

서울경제신문은 이날 신청사에서 열린 서울 창조경제 국제 컨퍼런스 참석을 위해 방한한 호킨스 센터장과 박 시장의 특별대담을 마련했다. 제조업은 빈약하고 서비스업도 영세자영업에 몰려 있는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서울형 창조경제를 창출하기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해서다.

이날 대담에서 박 시장은 호킨스 센터장과 특유의 입담 대결을 하며 시종 화기애애하게 진행했다. 특히 호킨스 센터장이 "창조경제는 괴짜들이 만들어낸다"고 하자 박 시장은 맞장구를 치며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나도 좀 더 괴짜가 돼 보겠다"고 말해 웃음꽃을 피우기도 했다.

△박원순 시장=세계적인 창조경제 전문가와 만나서 반갑다. 이 자리에서 창조경제 시대에 경제적·산업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시가 도맡아야 할 역할과 노력, 그리고 1,000만명이 거주하는 서울의 미래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경제정책에 대한 다양한 조언을 바란다.

△존 호킨스 센터장=한국은 지난 수천년 동안 매우 창조적이었다. 지난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를 관통한 혁신과 상상력·의지는 정말 강했다. 정부와 민간 분야가 합동해 한국을 이만큼 강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과거에는 강점이었던 이런 점들이 미래에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애플사의 아이폰과 삼성 갤럭시의 차이는 기술력에 있지 않다. 회사와 고객과의 관계. 감정적 교류에 있다고 생각한다.

미래에 살아남는 기업을 결정하는 것은 고객과의 감정적 유대 관계를 어떻게 구축하느냐다. 그런데 대기업과 정부는 이러한 변화가 굉장히 어렵다.

△박 시장=과거에 한국의 성장 신화를 써온 핵심역량이었던 제조기술이 이제는 기업과 소비자와의 관계로 대체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이 변화에 살아남기 힘들다면 이런 변화를 더 쉽고 강고하게 만들 수 있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서울시가 변화를 촉진하고 새로운 지평을 만들어내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조언해달라.

△호킨스 센터장=서울시에서도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좋은 방법은 주택이나 건축이나 설계나 디자인에 있어 젊은 재능을 가진 디자이너들에게 위탁하고 도시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창조경제를 통해 미래를 말씀하셨는데 1990년대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도 이런 메시지를 던졌다. 이 메시지는 교사와 학부모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젊은이들이 패션업계에 종사하고 싶다고 하거나 책을 쓰고 싶다고 하면 기존에는 부모들이 금융업이나 제조업에 종사하라고 했지만 그 이후 좋은 아이디어라고 격려해주는 식으로 바뀌었다.한국에서는 창조경제센터를 만드는 데 많은 경우가 대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창조경제센터는 실제 종사하고 창조적인 삶을 사는 젊은이들이 운영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박 시장=한국 사회가 남을 모방하고 따라가는 것까지는 굉장히 효율적으로 잘하는데 창조적인 혁신 시스템과 성과를 이루는 데는 불리한 구조고 분위기다. 이것을 떨쳐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또 하나 질문 드리고 싶은 것이 K팝·K무비·K드라마 등 전 세계로 분출하는 한국 문화가 글로벌마켓에 진출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언어의 문제도 있고 글로벌마켓에 진입하는 플랫폼이나 네트워크가 약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조언을 부탁한다.

△호킨스 센터장=중요한 질문이다. 서울시에는 1,000만의 고등교육을 받은 영리한 시민들이 있다. 어떻게 하면 이들의 에너지를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들을 믿고 그들이 도전하게끔 해야 한다. 한국은 내재된 창의성이 발휘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는데 문화적 어려움 때문일 수도 있다.

사람을 억압하기보다 더 신뢰를 보내면 미래에 긍정적인 큰일이 이뤄질 수 있다. 사람들이 스스로 여유가 생기면 뇌의 일부분이 자극받아서 미래에 정말 도움이 되는 일이 일어날 것이다. 창조경제가 바로 이런 것이다.

△박 시장=100% 공감되는 말씀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점잖고 평범하기만 사람이 아니라 변칙적인 기질도 있다. 우리말로 '또라이' 또는 '괴짜'라고 할 수 있는데 나도 사실은 괴짜 기질이 좀 있다. 좀 더 괴짜가 돼야겠다고 생각한다. 서울시 공무원들이 대외 활동에 있어서도 굉장히 정형화된 스타일을 요구하는데 앞으로 좀 더 괴짜스럽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

△호킨스 센터장=미국 캘리포니아의 할리우드는 유대인 이민자들로 시작됐다. 그들이 캘리포니아에 간 것은 연방 정부에서 떨어져 있기 때문이었다. 실리콘밸리는 술에 취한 장발의 대학 중퇴자들로 시작된 셈이다. 괴짜에게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온다. 나도 역시 괴짜라고 생각한다.

△박 시장=센터장님은 A&A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컨설팅 미디어 기업 등 굉장히 다양한 일을 한다. 나도 사실 법률을 공부해서 검사와 변호사를 했고 시민단체 활동, 그리고 사회적 기업도 일으켜봤다. 다양한 인문학적 바탕이 남과는 다르게 일할 수 있는 힘이 됐다고 생각한다.



△호킨스 센터장= 창조경제가 뭔지에 대해 서로가 이해하고 합의를 한 것 같다. (웃음) 좀 다르게 해라. 어제와는 다른 오늘, 오늘과는 다른 내일이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여러 가지 생각과 행동을 다르게 해야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온다.

(박 시장은 호킨스 센터장이 자신도 괴짜라고 하자 "나도 괴짜 기질이 있다"며 하이파이브를 제안해 대담 도중 둘의 하이파이브가 이뤄지기도 했다.)

△박 시장=서울형 창조경제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을 해달라.

△호킨스 센터장=두 가지가 필요하다. 먼저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고 다음으로 이 아이디어를 위한 재정 지원을 받아 시장에 진입하게 하는 기업적 수완이 필요하다.

△박 시장=변리사나 변호사와 같은 전문인들과 매니저 회사들도 중요한 하나의 네트워크고 사회에 하나의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에 존재하는 많은 펀드매니저나 창조적인 플레이어들이 나가야 되는데 그런 부분을 잘 할 수 있게 하는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

△호킨스 센터장=유학생이나 외국 기업 파견돼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이 수백만명이다. 이들이 정말 훌륭한 재원이다. 과거 일본의 자동차회사들이 미국에서 미국 소비자들을 미국 자동차회사들보다 더 많이 이해해 결국에는 성공했다. 일본 학생들이나 기업인을 통해 미국 시장을 정확하게 바라봤다는 것이다. 한국도 해외 거주 유학생 등을 활용해 현지 시장에 대한 간극을 메워나가는 게 정말 중요하다.

△박 시장=정말 좋은 아이디어들을 많이 주셨다. 아이디어를 시정에 적극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 감사하다.

존 호킨스는 누구

40여개국에 '창조경제' 전파
오너·고문 등 이력도 다양


'창조경제(The Creative Economy)' 용어의 창시자인 존 호킨스는 전 세계 40여개국에 창조경제 관련 내용을 조언하는 전략가이자 고문이다. 동시에 창조경제에 관한 다양한 책을 쓰는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현재 영국 런던과 중국 상하이에 있는 호킨스어소시에이츠(Howkins & Associates)의 대표를 맡으며 주로 중국 상하이·베이징·선전에 있는 기업들에 경영자문을 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시는 지난 2006년 존호킨스 창조경제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등 호킨스의 아이디어를 접목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는 경영 실무에도 밝다. 실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BOP컨설팅의 회장을 맡았고 영국 최초의 스트리밍 회사 토네이도 프로덕션의 회장을 지냈다. 핫베드 미디어 이사, 핸드메이드 대표도 역임했다. 1982년부터 1996년까지 HBO와 타임워너 소속으로 영국과 유럽 지역에서 TV사업 개발 부문을 담당한 특이한 이력도 갖고 있다.

그의 저서는 전 세계에서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창조경제(2001년), 창조적 생태학(2009년) 등은 특히 유명하다.

지난해는 미 로스앤젤레스(LA) 소재 드러커경영스쿨의 계약직 임원으로 활동하는 등 각 분야를 넘나들며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펴고 있다. 한국과는 1980년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방문을 위해 찾은 후 꾸준한 인연을 맺어 오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