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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中企 시장과점 심화
입력2003-05-28 00:00:00
수정
2003.05.28 00:00:00
김민형 기자
불황이 지속되면서 중소ㆍ벤처 업계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열린 해외전시회의 경우 3~4개 업체가 거두는 수출실적이 큰 비중을 차지했고, 국내 일부 업종에서는 선두권 회사들의 시장점유율이 80%를 넘어서는 등 `잘 나가는`회사와 그렇지 못한 회사간 명암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불황으로 인해 망하는 중소ㆍ벤처기업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소비자들이 망할 염려가 없는 튼튼한 회사와 품질ㆍ가격ㆍ서비스ㆍ아이디어 등 경쟁력을 차별화한 기업들을 더욱 선호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계업계의 경우 지난 4월 스위스에서 열린 바젤전시회에 16개 업체가 참가해 2,081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거뒀다. 이중 로만손, SWC, 라우찌 3개사의 수출계약 합계가 1,266만 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상회했다. 참가업체 중 실적이 가장 안 좋은 회사는 고작 25만 달러 수출에 그쳤다. 금형업계도 지난해 12월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규모의 국제금형전시회 `유로몰드`에 20개사가 참가해 수출상담 1,250만달러, 실제 계약 320만 달러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아이테크솔루션, 재영솔루텍, 정우IT 등 업계 선두권 3사가 거둔 수출상담 실적이 전체의 25% 가량, 실제 계약실적의 30% 이상을 차지했다.
첨단 벤처업종인 게임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 최근 미국 LA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E3`에서 우리나라는 28개 회사가 참가해 1억2,000만 달러의 수출상담, 300만 달러 규모의 양해각서 체결, 50만 달러의 실제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실제 판매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양해각서를 체결한 업체는 웹젠 한곳 밖에 없고, 수출상담 실적도 한빛소프트, 웹젠, 엔씨소프트 등 3사가 2,000만 달러 정도로 전체의 20% 가량을 차지했다.
정수기, 보안용역, MP3플레이어 등의 업계에서는 3~4개 회사가 시장의 8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반면, 중소업체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수기업계의 경우 80여 개의 중소업체가 난립해 있지만 웅진코웨이, 청호나이스, 제이엠글로벌 등 3사가 전체 시장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최소 30개 업체가 활동하고 있는 보안용역 업계도 에스원과 캡스가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가입자 숫자와 매출면에서는 많게는 10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MP3플레이어 업계 역시 수십개 업체가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레인콤, 현원, 거원, 디지털웨이 등 `빅4`가 전체 국내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면에서도 4개 업체를 제외한 회사들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형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불황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검증 받은 기업이나, 안전한 회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중소ㆍ벤처기업 간에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못지않은 격차가 생기고 있다”며 “품질, 가격,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불황기에는 경쟁력을 차별화한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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