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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억만장자는 예쁘고 편한 그림보다 실험적 작품들 선호?

구찌 등 유명한 PPR그룹 피노 회장 베니스에 미술관 팔라조 그라시 등 세워<br>자본주의 파격적 풍자 작품들 전시, 비엔날레 못잖은 예술의 장 자리매김


살루테성당 옆에 자리잡은 프랑수아 피노의 도가나미술관은 옛 세관건물을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전시공간으로 리노베이션 한 것으로 비엔날레가 열리는 베니스의 또다른 명물로 자리잡았다.

재산 증식 능력이 남다른 '슈퍼리치(Super Rich)'들은 어떤 작품을 사랑하고 수집할까? 세계적인 억만장자 프랑수아 피노(74) 회장은 미술품 수집에 대한 열정으로 유명하다. 그는 구찌ㆍ입센로랑ㆍ발렌시아가 등의 명품 브랜드와 쁘렝땅백화점 같은 유통업체를 비롯해 세계 1위의 미술품 경매회사인 크리스티 등을 휘하에 둔 PPR그룹의 회장이다. 포브스 선정 세계 억만장자 순위 67위며 항상 100위 안을 지키고 있는 갑부다. 피노 회장은 프랑스 출신이지만 이탈리아의 베니스에 미술관을 세웠다. 2006년에 '팔라조 그라시(Palazzo Grassi)'를 통해 처음 자신의 컬렉션들을 선보인 후 2009년에는 당시 베니스비엔날레 개막에 맞춰 '푼타 델라 도가나(Punta della Dogana)'를 개관해 비엔날레 못지 않은 예술의 장으로 자리잡게 했다. 도가나미술관은 베니스의 중심부인 산 마르코 광장의 산타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다. 피노는 2007년에 2,000만 유로를 들여 15세기에 지어진 옛 세관(dogana) 건물을 사들였고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에게 의뢰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현재의 미술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이곳에서는 지난 4월 10일부터 'In Praise of Doubt'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1층 공간에 마치 사물함처럼 보이는 철제 설치물과 선반같은 목조 작품이 가지런히 배치돼있다. 미니멀아트로 유명한 도널드 저드의 작품들이다. 미국작가 폴 매카시의 조각들은 벌거벗은 여자의 몸에 코가 길게 늘어진 남자의 머리가 붙어있거나 나체의 남자 몸에 도깨비같은 머리가 뒤로 달려있는 등 기괴하다. 수영용 튜브를 소재로 한 제프 쿤스의 작품, 스테인레스 스틸 숟가락을 거대하게 확대한 수보드 굽타, 로니 혼의 투명한 육면체 조각품 등 스타작가들의 대표작들이 다 모여 있다. 미술관 입구 벽에 매달린 실물크기 말 작품을 제작한 이탈리아의 현대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이번 전시에서 '올(All)'이라는 조각을 선보였다. 하얀 대리석을 유려하게 다듬은 총 9점의 이 작품은 회색 바닥 위에 일렬로 배치돼 흰 천으로 덮어놓은 시신을 연상케한다. 카텔란은 이번 베니스비엔날레 이탈리아관에 초청돼 수천마리 박제된 비둘기를 천정에 설치해 현대인을 향한 감시의 눈을 형상화 했다. 한편 리알토다리 근처에 위치한 팔라조 그라시에서는 케롤린 부르주아가 기획한 전시 'The World Belongs to you'가 지난 6월 4일 개막됐다. 총 40명의 현대미술가들을 초청했고 이 중 23명은 피노가 처음 '손 댄' 작가들이다. 한국작가로는 오는 24일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여는 이우환 화백이 유일하게 선정됐다. 우르스 피셔ㆍ데이비드 하몬스ㆍ보리스 미카일로프ㆍ다카시 무라카미ㆍ시그마 폴케ㆍ찰스 레이 등을 비롯 황용핑ㆍ쩡판즈ㆍ장환 같은 중국작가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피노 회장의 컬렉션에서는 아기자기하거나 예쁘고 편안한 그림은 단 한 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다른 슈퍼리치들도 비슷한 경향이다. 아름다움에 관한 한 '절제미'를 존중하는 대신 정치ㆍ사회ㆍ역사성과 인간 실존에 대한 주제에서는 파격적인 실험성으로 불편하기까지 한 작품에 오히려 열광한다. 부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상업성과 자본주의에 대한 재치와 뼈있는 풍자를 선호하는 것 또한 영향력 있는 컬렉터들의 공통된 취향이다. 이들이 미술을 사랑하는 것은 투자가치 이상으로 예술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가 기업경영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간파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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