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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초대석]이용경 KT사장

대담=연성주 정보과학부장 sjyon@sed.co.kr `조용하고 겸손하지만 열정적인 최고경영자(Low profile, but Hard-working CEO)` 최근 한 외신기자가 이용경 KT 사장과 인터뷰를 마친 후 내린 평가다. 강인한 인상은 아니지만 막상 대화를 나누다 보면 업무에 대한 판단력과 분석력에 감탄했다는 것이다. 이 사장의 이 같은 면은 최근 재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대규모 인원감축과 임원인사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조용하면서도 결단력있는 행동에 직원들조차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이다. 지난 10일 창립 22주년을 맞은 KT는 매출 12조원, 종업원 3만8,000여명에 달할 정도의 매머드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지난 10월에는 아시아지역 최초로 경영관리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사장은 “현재의 정부조직과 관련 법률 등이 유ㆍ무선 통신 통합추세에 맞지 않는다”며 “통신정책이 사업자 규제위주에서 소비자 편익위주로 바뀌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1년6개월 동안 통신업계의 맏형격인 KT를 이끌어온 이 사장이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하다. 시내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시장 포화라는 어려움에 직면한 그가 KT의 어떤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수 있느냐에 진정한 평가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을 만나 그동안의 경영성과와 향후 계획 등을 들어본다. -민영 KT의 초대사장으로 취임하신지도 어느덧 1년6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이룬 성과가 궁금한데요. ▲KT는 공기업 민영화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민영화 이후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KT를 민영화 성공사례로 제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여러 민간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주주중심의 경영방침,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경영이 이 같은 성과의 밑바탕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단일기업으로는 최대규모인 5,500명의 인력을 줄인데 이어 이달들어서는 임원진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해 재계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번 구조조정의 의미와 성과가 무엇입니까. ▲대규모 인력구조조정으로 8,000억원의 단기적인 비용부담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인건비 감소로 향후 2~3년이면 이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습니다. 이번 구조조정은 경영의 핵심자원인 인력구조를 미래 지향적으로 바꾸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단순히 비용을 절감하는데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인 기업전략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중장기적인 기업전략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무엇입니까. ▲현재 KT는 2.3㎓ 휴대인터넷,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원폰 등의 유ㆍ무선 통합서비스 등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오는 2007년에는 세계 300위권의 글로벌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이러한 중장기 비전을 실현하려면 기존의 경직된 구조로는 어렵습니다. 급격한 사업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인력구조와 조직 개편이 필수적입니다. -KT는 지난 2년간 성장률이 1%대에 그칠 정도로 심한 매출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심지어 1~2년내에 SK텔레콤에게 통신업체 매출 1위 자리를 내줄 것이란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새로운 미래사업 비전은 어떻게 마련되고 있습니까. ▲올해 매출과 수익 확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원하는 만큼의 성과가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내년에는 어느 정도의 매출 상승을 기대해도 좋습니다. 홈네트워크 사업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는데다 텔레매틱스ㆍ콘텐츠 유통 사업 등이 대폭 강화될 것입니다. -KT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투자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은데 내년도 투자계획은 어떻습니까. ▲올해 수준으로 유지될 것입니다. KT의 투자는 매출규모에 비해 결코 적은 게 아닙니다. 외국투자자들은 매출대비 투자비율을 18% 정도로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물론 사업전망이 밝으면 얼마든지 투자를 늘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획기적인 투자확대 계획은 없습니다.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ITU텔레콤월드 참석기간중 해외투자 확대 방안을 언급한 적이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아직은 구체화한 내용은 아닙니다. 적극적으로 수익원을 발굴해서 투자하겠다는 원칙만 갖고 있는 단계입니다. 베트남ㆍ몽골ㆍ러시아 등 기존 투자지역 외에 중국이나 인도 시장에 관심이 많지만 아직은 시장 파악 단계일 뿐이죠. -네스팟스윙ㆍ원폰 서비스 등 KT가 추진중인 결합서비스의 허용 여부를 놓고 논란이 많습니다. 결합서비스에 대한 정부 규제가 어떤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보는지요. ▲유ㆍ무선 통합의 시장 흐름과 소비자 편익, 관련산업 성장 등의 효과를 고려하면 이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긍정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미국과 영국조차 지배적 사업자의 결합서비스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원폰 서비스의 경우 이동전화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지 않는다면 소비자 편익이나 관련 시장 성장을 위해 이를 적극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17개 지역에서 실시되고 있는 시내전화 번호이동성이 내년 8월부터는 서울 등 대도시로 확대됩니다. 이에 따라 후발사업자인 하나로통신과의 가입자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합니까. ▲번호이동성은 번호변경의 부담 때문에 사업자를 바꾸지 못하는 소비자 불편이 사라진다는 점에서는 매우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현재 시내전화는 낮은 요금과 이동전화 수요 대체로 인해 시장규모가 급속도로 축소되고 있습니다. 도입지역이 대도시까지 확대되더라도 경쟁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회사측도 이번 제도 시행을 계기로 고객 편의성과 서비스 품질 수준을 높이기 위해 고장수리 예약제 확대 등 고객관리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입니다. -차세대 통신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는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에서는 SK텔레콤이 내년에 상용화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KT의 추진전략은 무엇입니까. ▲위성DMB사업은 통신과 방송이 융합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서비스로 각광받을 것입니다. KT가 비록 사업진출은 경쟁사에 비해 뒤졌지만 사업 추진에 필요한 위성운용 노하우나 관제능력, 주파수 등 인프라를 모두 보유한 국내 유일의 업체입니다. 최근 발족된 차세대통신사업단을 중심으로 전사적 역량을 모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면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휴대인터넷이 최근 정부의 늑장으로 사업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높습니다. 이에 대한 KT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휴대인터넷은 3세대 이동통신에 이은 4세대 통신의 선행기술로 불릴 만큼 중요한 사업입니다.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라도 사업시기를 늦추는 것은 국익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KT는 이미 언제든지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기술검증이나 유무선망연동 시험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춰놓고 있습니다. 진입효과가 미치는 영향이 큰 통신시장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사업시기는 가능한 최대한 앞당겨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내년 통신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궁금합니다. 또 KT의 내년도 경영 방침은. ▲다소 회복세를 보이기는 하겠지만 통신사업은 물론 IT경기 전체가 내년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업계 전체가 새로운 도전과 맞서야 하는 격변기가 될 것입니다. KT 역시 이 같은 변화 앞에 보다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대처해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을 것입니다. 준비된 기업만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고 봅니다. ■ 이용경사장은 누구 `엔지니어ㆍ외유내강ㆍ크리스천` 이용경 사장의 이력과 성격을 규정짓는 단어들이다. 경기 안양에서 의사의 아들로 태어난 이 사장은 60평생을 한우물만 파며 살아온 철저한 엔지니어다. 그의 이력은 어디를 둘러봐도 한눈을 판 때가 없을 만큼 깔끔하다. 그는 엔지니어로서 줄곧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미국 유학길에 올라 석ㆍ박사 과정을 밟은 후 잠시 학교에 몸담은 이후 엑슨ㆍAT&Tㆍ벨커뮤니케이션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IT기업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해왔다. 91년 한국통신(현 KT)에 입사한 이후에도 줄곧 연구직에만 전념했다. 그가 경영자로서 첫발을 내딛은 것이 자회사인 KTF 사장에 부임하면서부터. 이 같은 그의 이력 때문에 지난해 8월 민영 KT의 초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를 때 KT내외부에서는 기대와 함께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 하지만 1년6개월이 지난 현재 그에 대한 평가는 확연히 달라져 있다. 결코 화려하지는 않지만 과감한 결단력과 추진력 앞에 그를 잘 아는 사람들 조차도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일처리 방식은 꼼꼼하고 치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말보다 행동을 중요시하는 그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하지만 막상 토론이 필요할 때면 달변가로 돌변한다는게 주위의 전언이다. 그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교회에 나가 복잡한 차량안내를 하면서 몸으로 봉사한다. 바람직한 CEO는 구성원들을 리드하고 그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며 목표를 향해 매진하도록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CEO의 전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프로필) ▲43년 안양생 ▲경기고 ▲서울대 전자공학과, 미국 버클리대학교 전자공학박사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조교수 ▲AT&T Bell연구소 연구원 ▲한국통신(현 KT) 연구개발단장 ▲한국통신 연구개발원장 ▲KTF 사장 ■ `주주가치 극대화 경영, 뜻대로 안되네` 이용경 사장이 가장 역점을 두는 경영방침은 `주주가치 극대화`다. 공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탈바꿈한 만큼 정부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주주에게 최대의 이익을 환원하는 경영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KT는 경영 전반에서 이같은 의지를 구체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0월부터 12월초에 걸쳐 실시한 대규모 자사주 소각. KT는 전체 지분의 8%에 해당하는 583만6,600주(2,735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입, 소각했다. 이에 따라 주당 현금배당액도 800원에서 2,000원대로 높아져 애널리스트나 투자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말에는 이 사장 등 6명의 경영진에게 스톡옵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총 68만주에 달하는 스톡옵션은 행사가격이 7만원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진의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됐다. KT의 고민은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고 있다는 점. 민영화 이후 KT 주가는 한때 5만5,000원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이후 등락을 반복하며 지금은 4만4,000원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KT 주가의 약세 원인을 크게 2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우선 민영화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규제가 워낙 강하다 보니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KT는 민영화 이후에도 유선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라는 지위 때문에 요금은 물론이고 후발사업자에 대한 망 임대 의무화, 서비스 제한 등 많은 제약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외국인 지분한도 역시 KT의 기업가치 제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기간통신사업자의 외국인 지분한도를 49%로 제한하고 있다. 이미 외국인들이 한도의 90% 이상을 소진한 상태여서 투자 자체가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는 셈이다. 특히 KT에 대해서는 별도로 외국인 대주주 금지규정까지 두고 있다. 최근 법률 개정 으로 5%이내에서는 외국인 대주주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게 됐지만 외국인 투자 확대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보다 근본적인 원인으로 `성장성`을 꼽고 있다. 지속적인 주주환원 정책에도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는 것은 KT가 아직 기존의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을 대체할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이란 분석이다. <정리=정두환기자 d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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