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2만8,000원(3.39%) 떨어진 79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네이버는 개장 직후 1.93% 상승한 84만3,000원까지 올랐지만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개장 전에는 일본 자회사 라인의 도쿄증시 IPO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네이버의 2·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호조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호재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네이버가 라인 IPO를 통해 조달할 수 있는 자금 규모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실망감이 퍼지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라인의 폭발적인 성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모회사인 네이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엇갈린 평가를 내놓았다.
이창영 동양증권 연구원은 "라인은 현재 가입자 수가 4억8,000만명을 넘었고 최근 가입자 증가율, 매출액 성장률 면에서 페이스북·트위터 대비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면서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23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8위권인 기아차(22조7,000억원)를 단숨에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 연구원은 "이날 네이버의 주가 하락은 전날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 SNS 기업의 주식이 고평가돼 있다는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라인의 매출 성장성이 뛰어난 만큼 상장 이후 네이버의 기업가치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라인 IPO는 네이버의 전체적인 기업가치 상승뿐 아니라 자금 조달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있다"며 "네이버에는 충분히 긍정적 이벤트"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라인의 기업가치가 뛰면서 네이버 시가총액도 5조~10조5,000억원 이상 상승여력이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론도 있다. 라인의 해외 증시 상장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앞으로 네이버에 얼마나 영향력을 미칠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미송 현대증권 연구원은 "라인 상장시 신주 발행과 구주 매출 비중에 따라 네이버가 라인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네이버가 라인 IPO를 통해 조달할 수 있는 자금 규모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실망감이 시장에 퍼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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