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의 교육여건이 해가 거듭할 수록 몰라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4년 동안도 매년 100억원의 예산을 학교발전계획이 좋거나 양질의 교육을 하는 학교를 선정해 아낌없이 지원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다른 지역에서도 좋은 학교를 찾아 구로로 몰려 들 수 있도록 서울 최고의 교육특구로 만들겠습니다."
2일 만난 이성 구로구청장은 2기 구정의 우선 목표로 서울 최고 수준의 교육특구 완성을 꼽았다. 구로구는 IT 기업들이 몰려 있는 G밸리 성장으로 활력을 되찾고 있지만, 교육여건은 낙후돼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 때문에 다른 구보다 중·고등학교의 전학률이 두드러졌다. 한해 전학생이 50명이 넘는 학교도 있었다.
하지만 이 구청장이 교육여건 개선에 4년간 매달린 결과 전학생이 과거 대비 10분 1로 급감한 학교도 나오는 등 지난 해 부터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작년에는 구 전체에서 서울대 등 상위권 명문대에 진학한 학생이 73명에 달했고, 올해는 80명이 넘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금까지 명문대 진학을 한명도 배출하지 못한 구로구로서는 정말 놀라울 정도의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 구청장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교육개선 작업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지난 4년간 이 구청장은 구내 모든 고등학교에 학교발전계획 수립하도록 하고, 겨울방학 때 교사나 학부모, 학생들이 함께 모여 학교를 잘 만들기 위한 방법을 만들도록 독려했다. 잘하는 학교에는 매년 1억원의 예산을 아낌없이 지원했다.
앞으로 4년간은 학생들의 대학진학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사업을 더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입학사정관제를 잘 준비할 수 있도록 구청에서 각종 봉사활동이나 연구활동, 인턴,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해 관리하고 인증까지 해 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 구청장은 "구청이 봉사 프로그램 운영하면 철저한 관리가 되고 신뢰도 높아질 것"이라며 "나중에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할 때 가장 신빙성 있는 자료로 선호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사설 대입컨설팅 업체와 제휴를 맺고 구청에 대입상담지원센터를 개설, 연중 운영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구로구의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아 사비를 들여 자녀들의 대입컨설팅을 받기는 한계가 있다"며 "메가스터디 등 국내 손꼽히는 대입컨설팅 업체 직원이 구 지원센터에 상주하면서 대입상담이나 학습요령 등 개별 맞춤상담을 서비스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로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 G밸리를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 이 구청장은 "G밸리에는 1만개가 넘는 IT 기업이 입주해 있는 동양 최대 규모이지만, 과거 공단시절 규제에 여전히 묶여 문화시설 등이 턱없이 부족해 젊은 인재 유인이 한계에 와 있다"며 "중앙정부와 잘 협의해 규제를 없애고 문화시설 확충 등 최고의 근무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있는 미국 LA의 산호세시와 자매결연을 통해 장기적으로 실리콘밸리와 공동 포럼이나 기술 발표회 개최 등도 추진중이다. 이 구청장은 "G밸리에 앞선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이 많아 실리콘밸리에서도 관심을 보일 것"이라며 "두 밸리가 연구개발이나 토론회 등을 개최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구청장 지난 6·4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러나 이 구청장에게는 여유보다 긴장감이 더 흘렀다. "전혀 상상하지 않은 득표율이 나왔는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렇게 표심을 몰아줬는데, 앞으로 4년간 구정을 잘못 이끌면 구민들이 그만큼의 진노를 내릴 게 아니냐". 그가 긴장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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