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래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다. 그동안 중대형에 편중됐던 신규분양아파트 청약이 30평형대의 중소형이하로 급격하게 옮겨가고 있는가 하면 일반주택 거래시장이 위축되면서 그동안 집값 상승폭이 컸던 중대형아파트의 하락폭이 중소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추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ㆍ수도권 일대에서 선보인 아파트 신규분양에서 중소형과 대형아파트간 인기도가 역전현상을 빚고 있다. 지난주 청약을 받은 서울 충무로 자이 주상복합과 숭인동 현대 등 2개 주상복합은 모두 20~30평형대의 중소형에 청약자가 집중됐다. 충무로 자이의 경우 3순위 마감 결과 31ㆍ34평형은 각각 3.9대1, 6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지만 40평형대 이상의 대형아파트는 경쟁률이 2대1을 넘지 못했다. 숭인동 현대 역시 33평형이 43.5대1, 25평형도 13대1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지만 41평형은 3순위에서야 청약자가 공급가구수를 겨우 넘어섰다. 지난달말 용인 공세리 대주 피오레도 30평형대만 순위내 청약이 마감됐을 뿐 대형평형은 모두 미달되는 등 청약시장에서 중소형 강세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한달간 서울ㆍ경기지역 일반 아파트 거래시장에도 30평형대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한달간 30평형대와 40평형대가 각각 0.31%, 0.40%의 상승률로 50평형 이상(0.18%)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20평형대도 0.19%로 오히려 50평이상의 변동률보다 높았다. 경기지역은 아직 50평형 이상의 상승률이 1.02%로 높았지만 30평형대가 0.75%로 40평형대(0.49%)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30평형대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팀장은 “주택거래시장이 안정을 보이면 실수요 위주의 중소형아파트 인기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 같은 중대형 인기 하락이 정부의 규제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투기지역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규제에 8월말로 예정된 판교신도시 중대형 분양을 앞두고 청약대기자들이 통장 사용을 자제하고 있는 것이 최근 청약시장의 중소형 인기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업체 관계자는 “최근 청약에서 중대형 평형의 인기가 낮았던 것은 중대형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판교를 기다리느라 통장 사용을 꺼린 측면도 있다”며 “판교 분양 이후에는 다시 청약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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