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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투자환경 악화” 경보음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한국에서 사업을 못하겠다고 잇따라 경고를 보내고 있다. 호전적인(militant) 노조와 높은 임금, 정부의 발목 잡는 행정규제 등으로 엄청난 비용을 들여 투자한 한국의 사업장을 버리겠다는 계획까지 감추지 않고 있다. 중국 등 경쟁 국가들은 외국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혈안인데, 우리의 투자 환경은 최근 2~3년 사이 변화가 없거나 도리어 악화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변하지 않는 한국= “노조는 계속해서 발목을 잡고 정부는 관료주의 타성에 젖어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갖은 혜택을 다 주며 오라고 합니다. 당신같으면 한국에 남아 사업할 수 있겠습니까”(외국계 기업 A사 사장) 전경련이 국내 진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는 이 같은 경고를 직설적으로 드러냈다. 79개 대상기업중 47.4%가 한국의 투자 환경이 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7.9%는 오히려 악화됐다고 밝혔다. 인건비 등 생산비용, 노사관계, 복잡한 통관 절차 및 높은 관세 등 투자에 핵심적인 요인들 모두가 경쟁력을 잃었다는 평가다. ◇아직 기회는 있다= 외국 기업들은 이 같은 열악한 환경에도, 한국의 노력 여하에 따라선 기회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투자 환경이 국제수준으로 올라설 경우 52.5%가 앞으로 2~3년내 20% 이상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외국 기업들은 우선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해 엄격하게 법을 적용해줄 것을 당부했다. 국내 기업과 같은 의견이다. 노사간 합의사항은 임금ㆍ복리후생 등에 제한돼야 하고 경영자의 경영권은 존중돼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정책 결정 과정에도 쓴소리를 내놓았다. 비정상적인 로비로 정책 결정이 이뤄진다는 의혹을 받지 않도록 투명성을 제고하고, 공공기업에서조차 불합리한 입찰관행이 존속되는 행태가 수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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