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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성'기준' 논란 커질듯

법원 '존엄사' 허용 의미 파장 <br>기존 입장 뒤집어<br>환자 자기결정권 존중

법원이 식물인간 상태인 환자의 존엄사를 허용하는 첫 판결을 내림에 따라 이에 따른 후속대책을 놓고 논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의료계는 환자나 보호자들의 동의하에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할수 있다는 데 대해서는 긍정평가 하면서도, 당장 의료현장의 혼란초래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존엄사 기준을 놓고 각계의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에서 열띤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 “환자 자기결정권 존중”= 이번 판결은 생명권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보다 우위에 있다는 기존 법원이 입장을 뒤집고, 환자의 존엄성과 자기결정권을 인정해준 첫 사례로 꼽힌다. 법원은 지금까지 환자의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인정해 오지 않았다. 법원은 지난 1997년 뇌출혈 환자를 환자보호자의 요구로 퇴원시켰다가 사망한 이른바 ‘보라매병원 사건’에서도 가족과 의사에게 각각 살인죄와 살인방조죄로 유죄를 선고했었다. 병원 역시 법원의 이러한 판단을 근거로 연명 치료 중단을 요구하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의사는 환자의 생명을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들어 거절해왔다. 그런 점에서 이번 판결은 기존 법원의 입장을 뒤집고 환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우위에 두고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해준 의미있는 사례로 풀이된다. 특히 유서 등을 통해 명시적으로 존엄사와 관련해 아무런 의사를 표시하지 않아도 환자가 존엄사를 원할 것이라는 의사를 추정해 허용했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한 사례에서 환자의 의사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무의식의 환자라도 자기결정권을 포괄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판결문을 받아보지 못해 뭐라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의료원 자문 변호사와 논의를 거친후 항소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존엄사 기준 등 후속대책 놓고 논란도= 천주교계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인간 생명을 ‘집착적으로 연명하는’ 경우라면 존엄사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의사의 치료중단 의무가 인정될 수 있는 요건에 관한 사회적 논의와 함께 존엄사를 판단하는 기준이나 구체적인 입법 마련에 대해서는 앞으로 뜨거운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가족부는 워낙 민감한 이슈인 만큼 시간을 두고 국민의 여론을 더 살펴보고 정책 변경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소극적 안락사의 본격 허용 문제는 단순한 법률적, 의료상 판단의 아닌 생명윤리에 관한 문제"라면서 "국민 의식과 외국 사례를 파악한 뒤 법으로 이를 허용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연구 용역을 통해 존엄사에 대한 국민 의식과 실태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아울러 존엄사를 법제화하는 방안에 대한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용역 결과가 내년 7~8월께 나올 예정인 만큼 만약 긍정적 여론이 높을 경우 내년 하반기에 소극적 안락사를 허용하는 법안이 탄생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한편 북유럽이나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소극적 안락사, 즉 생명유지장치를 제거하는 행위가 법적으로 허용되거나 사실상 묵인되고 있다. 반면 안락사를 용인할 때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 인해 여전히 금지하고 있는 국가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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