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 6월부터 발생한 태풍 14개 가운데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태풍은 하나도 없다.
여름 동안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이 하나도 없었던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1904년부터 올해까지 120년 동안 6∼8월 여름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이 없었던 해는 올해를 포함해 10번에 불과하다.
올해 발생한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이유는 강한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중국 남부 지방부터 한반도까지 뒤덮으면서 길목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태풍은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하고 있으면 중국 대륙 쪽으로 진행한다. 이 고기압 세력은 8월 중순부터 9월 초가 되면 조금씩 약해져 일본 열도 부근까지 움츠러든다. 이 때 태풍은 수축한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우리나라 쪽으로 진행한다. 하지만 올해는 49일간의 긴 장마 뒤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유달리 강하게 한반도에 오래 머물면서 열대지방에서 발생한 태풍이 우리나라 쪽으로 다가오지 못했다.
다만 9월에는 우리나라에 태풍이 다가올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 다음 달 발생할 9~12개의 가을철 태풍 가운데 1개 정도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현경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현재 우리나라 해수면 온도와 태풍이 발생하는 길목의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이 발생한다면 강한 태풍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