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이 19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관광열차 운행이 올스톱되면서 해돋이 관광 등 연말 여행에 부풀어 있던 애꿎은 시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코레일은 해마다 12월31일 '해돋이 열차'를 특별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해돋이 열차 편성이 취소될 위기에 놓였다. 사상 최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철도파업으로 인력이 부족해서다.
올해 계획된 해돋이 열차는 총 11편으로 정동진 6편을 비롯해 추암 2편, 해운대 2편, 여수엑스포 1편 등이다. 11편이 정상적으로 운행될 경우 4,400명의 여객이 이용할 수 있으며 코레일 매출은 1억3,000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코레일 관계자는 "하루만 반짝 운영하는 열차이기 때문에 승차권을 팔아 남는 수익은 별로 없지만 승객들이 해돋이를 보며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잃는 것은 물론 해돋이 축제를 여는 각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해돋이 축제를 여는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도 철도 운행 감축으로 여행객 감소나 교통불편 등을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해돋이 축제인 '정동진 해돋이 축제'를 매년 열고 있는 강릉시 관계자는 "철도 운행 차질로 축제 관광객이 대폭 줄지는 않겠지만 철도 이용객들이 육로로 몰리면서 교통체증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길이 막히는 것을 우려해 해돋이 계획을 취소하는 간접적인 피해도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독특한 디자인과 지역 특성에 맞는 여행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코레일의 관광전용 열차들도 일제히 멈춰 섰다.
코레일이 운영하는 관광전용열차인 'O-트레인(중부내륙순환열차)'과 'V-트레인(백두대간협곡열차)' 'S-트레인(남도해양관광열차)', 경북 순환열차와 와인시네마, 해랑(레일크루즈) 등은 파업 이후 현재까지 총 404회 취소됐다. 열차가 정상적으로 운행됐다면 7만5,059명의 승객이 이용할 수 있는 횟수다. 관광열차 취소로 코레일이 입은 피해는 11억5,000만원 수준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연말과 연초 대목을 앞두고 관광열차 운행이 거의 중단되면서 앞으로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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