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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석환 한보철강 사장
입력2003-02-23 00:00:00
수정
2003.02.23 00:00:00
최수문 기자
“부실기업을 성공적으로 정상화 시켰다는 데 만족감을 느낍니다.”
나석환 한보철강공업㈜ 사장(법정 관리인)은 지난 12일 AK캐피탈과의 매각 본계약 체결에 대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한보철강은 97년 1월 23일 부도가 난 후 만 6년 만에 주인을 찾게 됐다.
그는 “구조조정을 묵묵히 견뎌준 회사 직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처음에 3,000여명이었던 한보철강 직원이 현재 650명 선으로 줄었다.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친 결과다. “100여일을 넘게 노조가 농성을 하는 등 격심한 노사분규를 거치기도 했다”며 “하지만 한보철강을 살린다는 신념으로 모두가 열심히 일했다. 이런 결과로 지난해 4,399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매출에 53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나 사장은 한보철강이 AK캐피탈에 헐값으로 팔렸다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이번 매각 액 3억7,700만달러가 97년 당시 받을 수 있었다는 2조원의 4분의1에 불과하다고 비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거래라는 것은 매도ㆍ매수자의 합의에 의해 결정된다. 현재 다른 매수자는 없다. 당시 2조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지난해 말 입찰에 AK가 홀로 응찰했던 것은 간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본 계약을 이뤄졌지만 한보철강의 앞날이 밝은 것 만은 아니다. 당진공장 중에서 현재 완성되지 못한 B지구의 가동을 시작하려면 1조8,000억원이 더 투입 되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A지구의 열연공장을 가동하기 위해서도 1,000억원이 더 드는 등 새로 쏟아 부어야 하는 돈은 가히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지금 한보철강에 중요하는 것은 확고한 비전ㆍ경영능력을 가진 주인과 새로운 투자금” 이라며 권호성 AK캐피탈 대표와 거스 힐러 한보철강 새 사장이 훌륭히 해낼 것으로 믿는다”고 전망했다.
나석환 사장은 한보철강 부도 당시 채권자인 제일은행의 이사로 있다가 관리인으로 임명됐다. 그는 “부실기업으로서 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며 “투명경영과 직원들의 경쟁력이 회사를 되살리는 밑거름이 됐다”고 회고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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