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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란銀 정책 오락가락…신뢰도에 치명적 타격

투자 실패은행 도와줘선 안된다더니<br>이틀뒤 무제한 구제금융 제공 선회

머빈 킹 영란은행(BOE) 총재는 지난 12일 하원의원들에게 “투자에 실패한 은행을 도와주는 메시지를 보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던 그가 이틀 뒤인 14일 파산위기에 직면한 영국 5위의 모기지은행인 노던록에 무제한의 구제금융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가급적 시장에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철학을 가진 킹 총재가 시장의 패닉을 눈앞에 두고서 자신의 소신을 굽힌 것이다. 하지만 BOE의 구제금융 지원과 관련, 영국 내에서는 중앙은행의 일관되지 못한 자세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BOE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나 유럽중앙은행(ECB)이 긴급자금을 방출할 때 ‘문제없다’며 방관적인 자세를 취해왔기 때문이다. BOE는 그동안 ▦자금을 지원하더라도 벌칙 금리를 부과하고 ▦자금을 대출받는 은행들로부터 미 국채 수준의 리스크가 없는 담보만을 수용할 것을 다짐해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 영국 내 신용위기가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영국 중앙은행인 BOE의 신뢰도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노던록에 대한 자금지원은 규모나 조건면에서 영국 금융사상 30여년 만에 최고ㆍ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이는 BOE가 노던록 주주들은 몰라도 노던록 예금자들은 어떻게 해서든 구제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이날 BOE가 7월 이후 견지해왔던 ‘시장자율 원칙’을 저버렸다고 꼬집었다. BOE의 수장인 킹 총재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킹 총재의 앞뒤 맞지 않는 발언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킹 총재는 8월 서브프라임 위기가 불거졌을 때 “서브프라임 위기는 국제 금융시장의 위기가 아니다”라고 했다가 바로 다음날 “은행들이 손실 우려로 대출을 꺼리면서 신용시장이 경색되고 있다”며 오락가락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중앙은행의 신용위기 대처방식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면서 킹 총재의 거취문제도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2003년 6월 말 중앙은행 총재에 취임한 킹은 내년 6월30일이면 5년 임기를 마친다. 킹 총재는 연임 여부와 관련해 올해 말께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BOE는 이번 영국발 신용위기의 진원지였던 노던록에 대한 매각작업을 이번주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던록은 BOE의 구제조치 이전까지 영국의 5번째 규모인 로이드TSB은행과 매각협상을 진행해왔다. BOE의 한 관계자는 “노던록이 매각되더라도 이미 개설된 신용 라인은 폐쇄되지 않을 것”이라며 “전체 예금의 8% 정도가 인출됐지만 이는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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