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R&D와 영화 로열티 등 21세기 항목을 GDP에 편입시키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이번 조치로 미 경제학계가 기업의 이익 문제, 미국 경제성장의 원인 등 미국 경제정책 전반에 걸친 문제를 재논의하는 등 거의 모든 경제 분야에 영향을 줄 획기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브렌트 몰턴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 국가계정 담당자는 "1999년 GDP에 컴퓨터 소프트웨어(SW) 자산을 포함시키기로 한 이래 최대 변화"라며 "새로운 방식은 1929년 경제지표까지 소급 적용돼 미국 경제사가 새로 쓰이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전 만화나 TV 프로그램, 영화, 음악 등도 자산으로 수치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할리우드' 자산이 대거 미국 GDP에 포함되는 셈이다. 다만 이 같은 방식은 1929년까지 소급 적용돼 통계치를 조정하기 때문에 성장률 수치 자체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R&D는 미국 경제에서 비용으로 처리되지만 앞으로 투자로 처리되면서 미국의 GDP는 3,000억달러 이상, 2% 정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는 애플의 아이패드처럼 기업들이 최종적으로 생산한 제품만 GDP 산정에 반영됐지만 제품개발에 투입된 R&D 투자액은 비용으로 처리돼 GDP에 포함되지 않았다. R&D의 3분의2를 차지하는 민간기업들은 R&D가 비용이 아닌 투자로 처리되면서 이익도 더불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ㆍ음반ㆍTV 등 창조적 자산도 GDP에 포함되면서 0.5%인 700억달러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택 부문에서 0.4%인 600억달러, 기업 연금에서 0.2%에 해당하는 300억달러가 추가된다. 새로 추가되는 약 5,000억달러는 유럽의 벨기에ㆍ폴란드 경제규모와 맞먹는다.
한편 블룸버그는 67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5일 공개될 미국의 1·4분기 성장률이 3.1%를 기록하며 깜짝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4ㆍ4분기 성장률이 국방비 지출 삭감 등의 여파로 0.4%에 그친 데 따른 기저효과에다 올해 1ㆍ4분기에 주가와 주택가격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2ㆍ4분기에는 9월까지 연방예산이 삭감되는 시퀘스터가 발동하면서 성장률이 1.8% 안팎으로 다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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