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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한국 근대화 日 덕분" 주장 정면 반박

■일제초기 조선의 농업(허수열 지음, 한길사 펴냄)


'한국의 근대화는 일본 덕분이다.' 지난 1세기 동안 지속된 식민지 근대화론자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일본이 한국을 점령했던 사실을 안타까워하면서도 한국의 근대화에 일본이 실질적인 도움을 줬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경제학 교수인 저자는 "한국의 근대화는 일제에 의한 것이 아니며 오히려 해방 이후가 한국 근대화의 시작이었다"며 기존 주장을 반박한다.

가장 먼저 도마에 오른 것은 U자형 경제관이다. 조선후기 조선이 몰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고 개항 이후 일본이 조선에 진출하면서 개발이 이뤄지기 시작해 해방 후 한국경제 발전의 역사적 배경이 됐다는 논리에 근거한 경제관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일제초기 조선의 농업 생산능력을 과소평가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식민지 근대화론을 정당화시키고 있는 논리적 함정에 빠진다고 비판하며 조선 농업 생산력은 충분히 자생력이 있었음을 강조한다.



통계자료도 문제 삼는다. 식민지 근대화론자들은 1910년대 우리 농업생산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통계가 있다며 일본의 도움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저자는 당시 통계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1918년 토지조사사업이 완료되기 전까지의 통계는 부정확하고 불충분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실제 1918년 이전과 이후의 경지면적 조사는 큰 차이를 보인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해방 이후 한국의 농업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것을 보여줌으로써 식민지 근대화론에 직격탄을 날린다. 저자는 "서로 다른 이론의 안경을 쓴 과학자에게는 같은 사실도 다르게 보인다"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새뮤얼슨의 말을 인용하면서 역사적 사실은 그 무엇보다 객관성을 담보한 시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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