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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피난처, ‘버진 아일랜드(BVI)’는 어떤 섬인가?

버진 아일랜드(BVI)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한국인들의 명단이 일부 밝혀진 가운데 조세피난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한국인들은 모두 245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공개된 명단은 이수영 OCI 회장과 부인, 김경자 OCI 미술관 관장,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 씨, 조욱래 DSDL 회장과 장남 조현강 씨 등이다.

저널리스트 제러드 라일(Gerard Ryle)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추적 끝에 결국 지난 3월 버진 아일랜드의 역외회사(offshore company)들의 실소유주와 예금주들의 리스트가 발표돼 국제적으로 이슈가 됐다.

그렇다면 이들이 피난처로 택한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는 어떤 섬일까?

카리브 해 외딴 곳에 위치한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BVI : British Virgin Island)는 소설 ‘보물섬’의 배경 중 하나로 널리 거론된 장소다. 실제로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2편의 부제 ‘망자의 함(Dead Man’s Chest)’은 버진 아일랜드에 속한 작은 섬의 이름이다.



몇 백 년 전 해적과 약탈자들의 은신처였던 이곳은 우연의 일치인지 21세기에 들어서 현대판 보물섬으로 이름을 날렸다. 이 영국 자치령의 작은 섬이 이번엔 조세피난처(Tax Haven)가 되어 해적 대신 세계 각지의 부자들이 몰려와 섬에 돈을 파묻은 것이다.

이렇게 버진 아일랜드가 ‘조세피난처’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본국인 영국의 간섭을 거의 받지 않는 자치령이기 때문이다. 특히 세금이 낮고 규제가 매우 느슨한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지의 부호들은 이런 장점을 악용해 재산을 은닉하고 조세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버진 아일랜드’를 택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에 따르면 5층밖에 되지 않는 빌딩 한 채에 무려 18000개 기업이 들어와 있다고 한다. 물론 이 회사는 그저 ‘페이퍼 컴퍼니(서류 상으로만 존재하는 유령 회사)’일 뿐이고, 그 안을 살펴보면 정당한 거래가 불가능한 검은 돈 그리고 떳떳하지 못한 거래내역들이 가득하다고 한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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