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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퀴즈는 순수한 기업 후원 프로였죠"

차인태 전 아나운서 30여년 방송 생활 회고록 '흔적' 발표


“제2의 장학퀴즈, 앞으로도 나올 수 있습니다. 순수한 후원은 여전히 기업과 경영자들이 도전해볼 만한 분야입니다.” 최근 자신의 30여년 방송 경험과 인생을 정리한 회고록 ‘흔적(FKI)’을 발표한 차인태(65ㆍ사진) 경기대 예술대학 영상전공 교수는 “기업이 프로그램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아무런 대가 없이 후원한 ‘장학퀴즈’의 사례가 다시 나올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차 교수는 지난 1973년 시작한 장학퀴즈의 첫 진행자였다. 권투 등 스포츠 중계에 한참 재미를 들인 젊은 아나운서로서는 별로 맡고 싶지 않은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시청자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차 교수도 장학퀴즈와 함께 스타 아나운서로 자리를 발돋움했고 방송계를 대표하는 아나운서가 됐다. 차 교수는 MBC 아나운서실의 국장이 된 뒤인 1990년까지도 장학퀴즈만은 직접 진행하다 손석희 아나운서에게 바통을 넘겼다. SK는 장학퀴즈 출범 때부터 제작비ㆍ광고비ㆍ장학금 등 모든 비용을 단독 후원했다.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난 몇 년 후 고(故) 최종현 당시 SK그룹 회장은 “프로그램 앞과 뒤에 붙이던 스마트 학생복 등 상품광고를 모두 빼라”고 지시했다. 광고시간 6분은 모두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공익광고로 대체됐다. 요즘 같으면 상상하기 어려운 순수한 스폰서십이었다. 차 교수는 “당시 중견기업에 불과하던 SK가 풀 스폰서를 맡고 상품광고까지 공익광고로 바꾼 것은 방송 역사에 남을 만한 사건”이라면서 “젊은이들을 후원하는 일에서 대가를 바라면 안 된다는 고 최 회장의 인재관이 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차 교수의 책에는 전직 대통령들과의 에피소드도 소개돼 있다. 특히 재미있는 부분은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차 교수에게 ‘발음 과외’를 받고서도 교정에 실패한 얘기. 차 교수는 “YS 같은 대중연설의 달인들은 일단 연설을 시작하면 배운 것은 모두 잊고 자기 스타일로 갔다”면서 “말투도 일종의 트레이드마크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YS는 특히 ‘경제’ ‘경상도’ ‘관광’ 등의 발음을 고치지 못했다. 때문에 ‘관광’으로 먹고 사는 제주도에 방문하면 그날 저녁 뉴스에서는 YS의 육성은 나오지 않고 화면과 기자 멘트만 나왔다. 차 교수는 “내가 제주MBC 사장이던 시절에도 그랬다”면서 “제주에서 ‘관광’이 다른 단어처럼 들리는 장면이 나간다면 대통령의 얼굴에도 흠집을 내는 것 아니었겠느냐”고 회고했다. 차 교수는 이번 책이 담은 메시지에 대해 “뒤집어져도 거북이처럼 일어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책에서 차 교수는 “겉으로 화려해보이는 내 인생은 사실 2등 인생”이라면서 무수한 좌절과 고난을 이겨낸 과정을 소개했다. 차 교수는 이번 학기를 끝으로 경기대에서 정년퇴임한다. 그의 퇴임 이후 목표는 ‘훌훌, 훨훨’이다. 모든 일을 훌훌 털고 자유인으로 훨훨 날아보겠다는 것이다. 차 교수는 “일에만 매달리느라 소홀했던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봉사활동 폭을 넓혀보겠다”면서 “정치에 입문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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