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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무관심속의 유럽의회 선거

파이낸셜타임스 6월 10일자

10일부터 오는 13일까지 3억5,000만명의 유권자들이 유럽연합(EU) 25개 회원국을 대변할 유럽의회의 의원들을 선출하게 된다. 그러나 사상 최대의 다국가 선거가 될 대형 이벤트는 실망만 안겨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에 10개국이 추가로 가입하면서 처음 치러지는 의회 선거인데다 영국에서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우편투표제도를 시험운영하는 실험적인 방법까지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의회 선거의 투표율은 지난 99년 선거의 49.4%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에도 무관심은 최대의 승리자가 될 것이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을 누구 탓으로 돌려야 하는가.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수주간의 선거 캠페인을 조사한 결과 유럽의회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무관심은 정치인들과 그들이 대표하고 있는 정당의 책임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에서는 주요 정당들이 이번 선거를 2002년 총선의 재연이나 2006년 선거에 대한 리허설 정도로 여기고 있다. 영국에서는 유럽통합에 반대하는 영국 독립당이 우세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집권 노동당은 토니 블레어 총리가 거의 나서지 않고 있고 유럽통합을 찬성하는 자민당은 유럽 이슈는 뒷전에 두고 이라크 문제에만 집중하고 있다. 폴란드에서도 이번 선거가 올 여름에 예정된 선거에 대한 예행연습 정도로 여겨지는 가운데 유럽통합에 회의적인 세력들이 부상하고 있다. 유럽연합 전체의 관심을 끌 만한 이슈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 유럽통합으로 노동력의 이동이 확대되는데 따른 문제점, 치안확보를 위한 방안 등 주요 의제들은 이번 선거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유럽의회는 그 어느 때보다 유럽인들의 삶에 큰 영향력을 갖게 됐다. 각국 자본시장에 적용되는 규정의 80%는 이제 브뤼셀에서 나오며 그 결정권은 의회가 갖고 있다. 의회는 식품안전부터 재활용, 해변위생 기준까지 결정하게 됐다. 그 영향력은 유럽헌법이 채택되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에 선거권을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은 자국의 이슈나 유럽통합에 반대하는데 더 의미를 두는 듯하다. 선거 결과가 유럽통합에 반대하는 정당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불행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 그들은 유럽의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예상을 깬 선거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순전히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모아진 결과일 뿐이다. 선거에 나선 정치인들은 대부분 유럽의회 선거의 중요성을 유권자들에게 일깨워주는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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