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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돈 증시로 이끌려면
입력2003-10-21 00:00:00
수정
2003.10.21 00:00:00
주식시장이 지난 4월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강세장을 연출하고 있다.
이번 상승장에서도 과거와 유사한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매수 및 매도 주체가 한쪽에만 편중된 모습이 그 중 한 가지로 지적될 수 있다.
본격적인 상승장의 모습을 보인 지난 4월 이후 9월말까지 투자자들의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외국인들이 8조6,000억원에 달하는 순매수를 보인 반면 내국인은 개인이 4조9,000억원, 기관투자자는 3조7,000원에 달하는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육박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
더구나 개인이 5조원 가량의 순매도를 보인 상황에서 이 돈이 주식시장에 머물러 있지 못하고, 고객예탁금이 오히려 11조원에서 10조원 이하로 하락한 것을 볼 때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까지 한다.
과거에도 상승장의 시작은 늘 외국인의 매수로부터 촉발되었고, 개인과 기관들의 매수 동참은 상승장의 말미에서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곤 했다. 그 결과 외국인들은 늘 커다란 수익을 거두어온 반면, 개인과 기관들은 하락장의 시작과 함께 `장기투자자`로 어쩔 수 없이 전환되는 과정이 반복되어 왔다.
물론 현재의 침체된 내수 경기, 끊임없는 노사분규, 북한 핵 문제 등을 감안하면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최근의 주가상승이 의아스럽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외국인들도 현 상황을 알지 못하고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것은 아마도 아닐 것이기에, 이는 과거 투자 경험 및 투자 방식의 차이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외국인들이 무려 10년간의 장기 상승장을 경험한 것과는 달리, 국내투자자들은 600~1,000포인트의 박스권 장세만을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시장이 1,000포인트대에 가면 당연히 하락할 것으로 믿는 경향이 있다. 또한 주식시장에 참여했던 개인들중 이익을 얻은 사람보다는 손실을 경험한 사람이 훨씬 많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것은 투기적이란 생각이 강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과 기관투자자를 포함한 국내투자자들이 외국인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식시장에 참여하기 위한 방안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가 생각하는 방안은 다음과 같다.
먼저 무엇보다 정부와 기업이 국내 투자자들이 신뢰를 갖고 장기투자를 할 수 있는 투자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일관되고 장기적인 원칙을 갖고 경제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이며, 기업도 일회성 수익창출 보다는 끊임없는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변화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 나가는데 주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특히, 현재와 같은 저금리하에서 기업이 공금리수준의 시가배당을 지속적으로 시행한다면 주식투자가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투자로 인식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증권렴村탑耽壅?투자자들의 보수적인 성향을 반영하여 투자원금을 보존할 수 있는 혼합형 펀드 및 ELS, ETF 등과 같은 신상품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시장환경에 맞는 상품을 적시에 개발할 수 있도록 부수럭藪?업무의 확대 등 장애가 되는 각종 규제의 완화가 시급히 이루어 져야 할 것으로 본다.
이외에도 정부에서도 주식형 실적배당 상품에 대한 세제혜택, 조만간 시행될 기업퇴직연금 사업자에 투신운용사 포함, 연기금 주식투자 확대 등을 통해 주식투자의 저변확대 및 기관투자가의 역할을 제고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국내투자자들의 일관된 순매도는 지난해 상승장 말미에 참여하면서 묶이게 된 주식들이 정리되는 과정으로 이해되며, 개선 징후를 보이고 있는 미국, 일본 등 해외경기와 함께 국내 내수도 지난 3ㆍ4분기를 바닥으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어 조만간 국내투자자들도 상승장에 동참할 것을 기대해 본다.
<김호중(대한투신운용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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