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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쇄풀린 외국인 증시영향력 더 커진다

외국인 주식투자규제 대부분 폐지<br>다양한 투자기법 앞세워 우량기업사냥 본격화<br>투자정보 차단 개인주식투자는 더 위축 될듯<br>외국인이탈 대비 자사주매입제한 완화등 필요

증권거래소의 주식시장 선진화방안은 외국인들의 주식투자 관련 규제를 사실상 완전히 풀어준 것이다. 특히 외국계들의 거래동향에 대한 정보공개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혀 그동안 외국인들의 거래패턴을 주식투자의 바로미터로 삼던 개인 및 기관투자가들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선방안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외국인들의 국내시장에 대한 공략은 한층 거세질 것이며 투자기법도 훨씬 다양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외국인투자가들의 장외거래와 공매도까지 허용하기로 해 이들의 활동영역이 한꺼번에 확대되는 효과까지 발생할 전망이다. ◇외국인 거래정보 차단, 개인투자 크게 위축될 듯=거래소는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종목의 가격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난다는 점을 인정, 종목별 거래량 상위 5개사 등 그동안 실시간으로 제공하던 증권사 관련 정보공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거래소에서는 연구용역을 거쳐 시장정보의 적정 공개범위에 대한 전면적인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시장정보 정비방안에는 장 마감 후 시장정보를 공개하거나 공개범위를 대폭 축소 또는 아예 공개하지 않는 방안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그동안 “종목별 거래량 상위사 등 증권사별 투자정보를 알려주는 곳은 한국뿐”이라며 “거래정보 유출로 해당종목의 주가가 많이 올라 투자에 어려움이 많다”며 매매정보 공개를 금지해달라고 주장해왔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는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 그동안 개인들은 국내 증시보고서나 시장동향보다는 외국인들의 투자패턴을 살펴 이를 추종하는 투자전략을 집중적으로 펼쳤다. 외국인의 경우 국내외를 아우르는 정보망과 뛰어난 분석능력을 보유해 투자실패 확률이 그만큼 낮았다. 특히 전체 시가총액에서 외국인 투자비중이 40%를 넘어섬에 따라 이들의 매매패턴이 곧 증시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좋은 도구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 거래정보의 차단은 그동안 이들의 투자패턴을 매매의 바로미터로 삼던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주식투자를 위한 기초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렇지 않아도 줄어들고 있는 개인 주식투자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 대거 이탈 땐 시장 무방비 우려도=이번 개선안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외국인들이 국내시장에서 이탈할 때 무방비로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장중 또는 장 마감 이후 장외시장에서 대량매매를 통해 손을 털더라도 국내 투자자들이 이를 파악할 수 있는 길이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기관 및 개인들은 큰 손해를 입게 된다. 일각에서 외국인 이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에 대한 규제가 풀리고 정보가 막힌다면 외국인이 국내증시를 떠난다 하더라도 이를 사전에 파악해 대처할 만한 여지가 부족하다”며 “자사주 매입제한을 완화하는 등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선진국지수 편입 위해 "실리 내줬다" 비난일어 증권당국이 전격적으로 외국인투자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한 것은 FTSE의 '선진국지수 편입'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정부와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선진국이라는 명분'을 위해 '외국인 영향력 강화'라는 실리를 내줬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그동안 재정경제부나 금융감독당국 모두 외국인의 장외거래나 공매도 허용 등 핵심사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 3월 FTSE에서 제도개선을 요구했을 때까지만 해도 실무부처에서는 '장외거래를 비롯한 외국인 관련제도는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고 이러한 입장을 담은 검토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용불가에서 수용가능으로 분위기가 바뀐 것은 실무검토안에 대해 정책결정권자가 '재검토 지시'를 내린 다음부터다. 한 실무 관계자는 "FTSE에서 장외거래 허용 등을 요구해왔을 때 관련부처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 입장에 모두 동의했다"며 "하지만 위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보라'는 지시가 내려오면서 허용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외국인 거래정보 공개금지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포함되지 않았던 것이지만 최근 정부 실무단이 FTSE 위원회에 방문했을 때 외국인들이 새롭게 요구한 것이다. '정보의 투명성' 확보가 외국인의 요구에 밀렸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선진국 편입이라는 명분도 좋지만 과연 지금이 그때인가에는 의구심이 든다"며 "마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때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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