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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프로축구팀 창단의 조건
입력2003-08-25 00:00:00
수정
2003.08.25 00:00:00
대한축구협회가 펼치고 있는 서울연고 축구단 창단을 위한 서명운동에 많은 축구인과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서울연고 축구단 창단은 축구활성화와 서울월드컵 경기장 활용 측면에서 바람직한 일이지만, 유감스러운 점이 있다면 축구협회가 분담키로 했던 서울월드컵경기장 건설 분담금 250억원을 서울시가 탕감해 주는 것만이 서울연고프로축구단 창단의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 건설 분담금은 1998년 1월 20일 국무총리 국무조정실 이 주관하는 월드컵경기장재원대책소위원회에서 총 건설비 2천억을 서울시 650억원, 국고 600억원, 국민체육진흥기금 300억원, 월드컵조직위원회 200억원, 대한축구협회 250억원으로 분담해 부담하기로 합의된 것이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에서는 지금까지 분담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고, 서울시는 건설비를 차입해서 완공한 뒤 현재 그 이자까지 대신 부담하고 있다.
축구협회는 당시 분담금 부담 약속이 긴박한 상황에서 빚어진 불가피한 것이며, 서울월드컵 경기장이 흑자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분담금을 탕감해 주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타 도시 경기장과 달리 서울월드컵 경기장이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은 경기장 자체 수입보다는 복합문화공간으로의 활용이 가능한 설계, 서울시의 경영성 제고 노력이 함께 거둔 성과로 볼 수 있다. 서울시 산하 체육시설 가운데 적자로 운영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전체 시설 운영 면에 있어서는 결코 흑자 운영이 아니다.
또한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서울시 예산이 축구협회의 의도대로만 사용되는 것에 과연 시민들이 동의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대한축구협회는 현재 프로축구단 창단이나 이 후 운영에 대한 계획이 전혀 없다. 사업계획도 없이 투자만 먼저 받겠다는 발상이다. 타 지방 구단의 사례에서 보듯이 프로축구단운영에는 엄청난 액수의 적자가 예상된다. 창단에 앞서 운영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선결하는 것이 책임있는 자세일 것이다. 서울시는 축구를 사랑하는 시민들의 염원이 조속히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정두언(서울시 정무부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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