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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론 비웃듯 '더블딥' 현실화

경기동행지수 증가율 5개월연속 내림세…생산 증가폭 둔화·가동률도 1년來 최저<br>도·소매 판매 석달만에 감소세로 돌아서…기계수주 6.2% 하락 투자심리 한겨울

7월분 산업활동동향이 발표될 당시 정부는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골프용어에서 따온 ‘소프트 패치(soft patch)’란 말을 우리 경제에도 대입시키려고 애썼다. 소프트 패치는 페어웨이 등에서 잔디 상태가 좋지않아 공을 치기 좋지 않은 일부 지점으로 경기회복 국면 속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소강상태를 일컫는다. 하반기 경기에 대한 낙관론을 펼치며 이를 ‘5% 성장론’의 근거로 삼았다. 4일 발표된 8월 산업활동동향은 이 같은 분석을 일거에 비웃게 만들었다. 통계청은 경기동향의 총평을 “내려가고는 있지만 하강국면은 아니다”(7월)에서 “하강국면으로 바뀐 것으로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8월)로 바꿨다. 지난 6월 말 이후 각종 경기대책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했음을 입증한다. 지표들은 잿빛 일색이다. 50달러 유가와 맞물리며 경기 신호등은 사실상 ‘더블딥(일시 상승 후 재하강)’으로 바뀌었다. ‘L자형 장기침체의 전조’라는 해석마저 설득력을 얻어가는 상황이다. 현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증가율(전월 대비)은 5개월 연속 내림세다. 지수가 6개월 연속 마이너스면 ‘경기 하강국면 전환’으로 규정된다. 9월 동향이 나와야 하지만 더블딥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7월 저점을 찍고 어렵사리 회복국면을 타는 듯했던 경기가 완전히 고꾸라진 셈이다. 생산은 전년동월 대비 10.6% 증가, 15개월째 증가세를 이어왔지만 전월보다는 0.6% 도리어 감소했다. 공장가동률은 지난해 8월 77.2% 이후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재고는 20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 재고율이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경제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있는 건설경기는 환란 이후 최악의 상황이다. 건설기성은 8.9% 증가해 그런대로 버텼지만 건설수주는 39.2%나 감소했다. 민간수주는 부분별로 최대 80.5%나 줄었다. 소비를 나타내는 도소매 판매는 전년동월 대비 1.5% 감소하며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소매 판매는 4.3% 감소하며 16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백화점 판매는 6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여 상류층의 소비욕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설비투자는 전년동월 대비 5.0% 증가해 다소나마 회복될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선박을 제외한 국내 기계수주가 6.2% 감소하는 등 투자심리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문제는 경기지표상 올해보다 내년에 대한 우려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내년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5% 성장의 근거로 내수회복을 들었다. 하지만 건설경기의 추락은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게 확실시되고 부러진 소비의 날개가 다시 돋아날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두바이유 기준 30달러 시대를 예고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5% 성장이라는 낙관론을 버리고 내수침체와 고용불안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를 토대로 모든 정책을 경기부양에 맞추고 있다는 점을 정부 스스로 공식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수침체와 고유가 영향으로 중소제조업 평균가동률은 6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회장 김용구)가 중소제조업체 1,500개를 대상으로 실시, 4일 발표한 ‘생산설비 평균가동률 조사’에 따르면 8월 중 생산설비 평균가동률은 내수침체 장기화 및 고유가로 7월보다 0.1%포인트 떨어진 67.8%를 기록했다. 이는 화물연대 및 완성차 부문 노조파업의 여파로 조업차질을 겪었던 지난해 8월(66.9%)에 비해서는 0.9%포인트 상승한 수치지만 여전히 60%대의 낮은 가동률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전업종에서 정상가동률 수준인 80% 미만을 기록한 가운데 기타 운송장비(74.3%), 화합물 및 화학제품(70.9%) 등 5개 업종을 제외한 15개 업종에서 60%대의 낮은 가동률을 보였다. 특히 소기업(65.4%) 및 경공업(66.5%)의 평균가동률은 22개월 연속 60% 수준의 낮은 가동률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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